빅터 차, 정동영에 반박 "구성 보고서 낸 적 없다"…한미 갈등 의식했나

CSIS, 지난해 '구성시 용덕동 핵시설' 보고서 발간
한미 간 갈등 국면 우려해 '책임 회피' 분석도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 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21일 "CSIS는 구성 핵시설에 대한 보고서를 한번도 작성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자신의 '북한 구성시 핵시설' 발언은 CSIS 보고서를 비롯한 공개 정보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하자 이에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CSIS가 구성시 용덕동 핵시설과 관련된 보고서를 낸 사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향후 사실관계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날 차 석좌는 엑스(X·옛 트위터)에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며 지난 20일 정 장관이 올린 게시글을 공유하며 글을 올렸다.

정 장관은 해당 게시글에서 "북한 구성 지역에서 핵개발 활동이 있었다는 것은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와 국내 KBS 뉴스 보도를 시작으로 지난해 미국 CSIS 보고서까지 그동안 반복적으로 제기됐다"고 밝혔다.

자신의 발언이 이미 수차례 공개된 정보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일각에서 지적하는 한미 간 '기밀 유출'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5월 CSIS는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를 통해 구성시 용덕동 핵시설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한 적이 있다.

CSIS는 보고서에서 "용덕동은 영변 주요 핵단지에서 북서쪽으로 46㎞, 평양에서 115㎞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1985년 북한이 영변 핵연구센터의 후신으로 비확산조약을 체결한 후 개발이 시작됐다"면서 "임플로 전형 플루토늄 코어 핵무기 설계의 고폭 시험과 잠재적으로 포신형(Gun-Type) 고농축 우라늄 설계의 주요 시험 장소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CSIS는 용덕동 핵시설을 두고 "핵무기 고폭탄 기폭장치의 설계·부품 실험 용도로 운영 중인 북한 내 유일한 시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이날 차 석좌가 'CSIS는 구성시 관련 보고서를 낸 적이 일체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해당 보고서에 '용덕동'이라는 지명이 등장할 뿐 '구성시'는 언급되지 않았고, '핵무기 고폭발물 실험 가능성' 등이 제기됐지만 '우라늄 농축' 여부는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CSIS가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는 외교안보 싱크탱크라는 점에서, 이번 구성시 논란이 앞으로 한미 양국 간의 갈등 사안으로 불거질 것을 우려해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포석을 깐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에서 북한 내 우라늄 농축시설로 평안북도 영변·남포특별시 강선과 더불어 평안북도 구성을 지목했다. 그동안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 확인한 북한 핵시설은 영변과 강선 두 곳뿐이다.

이후 미국측은 정 장관의 발언이 한미 간 공유된 기밀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항의하고, 약 일주인 전부터 일부 대북 정보 공유를 중단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가 이번 논란과 관련해 관계부처 직원들을 대상으로 보안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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