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에 우라늄 시설, 다 아는 팩트"…李대통령 직접 '정동영 엄호' 왜?
미국 측 '정 장관 기밀 유출' 항의 논란에 SNS 글
양국 갈등 확대 차단…대북정보 상호 공유도 강조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평안북도 구성시를 북한 제3의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밝힌 이후 미국측이 양국 간 '기밀 유출'이라며 항의하고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중단했다는 논란이 며칠째 이어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기밀 누설은 잘못된 말"이라며 상황 진화에 나섰다.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한미관계 위기설'과 '정동영 경질론'을 일축하는 한편, 미국을 향해서도 이번 정 장관의 발언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밝히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20일 저녁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정 장관의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각종 논문과 언론 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라면서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달 6일 국회에서 북한 우라늄 농축시설 소재지로 기존에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 확인한 평안북도 영변과 남포시 강선 외에도 구성시를 언급했다.
미국측은 정 장관의 발언이 한미 간 공유된 기밀 정보 공개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불만을 표했고, 약 일주일 전부터 일부 대북 정보 공유를 중단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일자 정 장관은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구성시는 과거 미국 싱크탱크나 국내 언론보도 등으로 이미 수차례 언급됐던 장소"라며 "이를 정보 유출로 모는 것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장관은 "작년 7월 14일 인사청문회 때에도 구성을 언급했는데 그때는 아무 말 없다가 아홉 달이 지나서 느닷없이 이 문제를 들고나온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나온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 장관의 반박에 힘을 싣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이 공유를 제한했다는 '대북 정보'의 규모와 성격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다만, 미국측이 위성을 통해 수집한 북한 기술 관련 정보가 제한되고 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방부는 21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포함해서 정보당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있고, 긴밀한 정보 공유 체계가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한미 간 정보 공유는 '일방'이 아닌 '상호 보완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 역시 "대북 정보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제공받는 것이 아니라, 양측이 상호교환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조 교수는 "우리 군이 백두·금강 정찰기로 수집하는 대북 정보도 있다"면서 "시진트(SIGINT·신호 정보)나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등은 우리가 미국에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미국측을 향해 일종의 '상응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미국의 선제적인 정보 제한에 맞대응해 한국도 그간 미국에 제공하던 대북 정보 일부를 공유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 등 핵심적인 대북 감시정찰 정보까지 제한한 것은 아니라면, 양측이 소통을 통해 이번 사안을 둘러싼 오해를 해소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전날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 장관의 발언에 '문제 없다'는 식의 명확한 메시지를 낸 배경에는 이미 한미 간의 물밑 소통 또는 협상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과거에도 한미 양국은 대북 정책 등을 둘러싼 이견이나 갈등이 불거졌을 때 정보 공유를 일시적으로 제한했던 사례가 종종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정 장관도 미국의 정보공유 제한이 "과거에도 간헐적으로 있었다"며 "한미 간에 원만한 소통을 통해 잘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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