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北 미사일 도발 때도 소통 공백 우려…불안해진 대비태세

'구성' 우라늄 농축 시설 발언 여파 지속…軍 "대북 공조 정상 수행 중"
사태 장기화하면 '정찰 공백' 현실화 우려…안보 불확실성 커진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사일총국은 4월 19일 개량된 지상대지상전술탄도미사일 형의 전투부위력평가를 위한 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 언급에 대해 미국이 '사전 협의 없는 대북 정보 공개'라고 불만을 제기하며 대북 정보 일부의 상시 공유를 중단했다. 이와 관련 정부의 대북 감시태세, 대비태세에 구멍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당장 전날인 19일에 단행된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때 한미가 제대로 된 소통을 못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20일 제기된다.

미국이 문제 삼은 정 장관의 발언은 지난달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북한이 영변과 강선 외에 구성에도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한 부분이다.

정 장관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3월 2일 이사회에서 한 보고 중 심각한 내용이 있다"라며 "영변과 구성, 강선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고,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보다 높은 90% 무기급 우라늄을 만든다고 보고됐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평안북도에 있는 구성의 핵시설은 한미 정보당국이 공식적으로 존재 여부를 확인한 바는 없다. 하지만 2016년 발간된 미 정책연구기관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에 "초기 원심분리기 연구 개발 시설이 방현공군기지(구성시 근처) 인근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나오는 등 해당 지역에서의 핵 활동은 상당수 전문가들이 기정사실화한 내용이기도 하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ISIS 보고서 외에도 2024년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의 RFA(자유아시아방송) 인터뷰, 2025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에서도 관련 내용이 언급됐다고 설명하며 정 장관의 발언이 이같은 '공개 정보'에 기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통일부는 미국 측에 정 장관의 발언과 관련한 '충분한 설명'을 했다고도 밝혔지만, 미국 측은 대북 정보 공유 중단이라는 이례적인 조치로 대응하는 강수를 뒀다.

현재 미국의 정보자산이 입수한 북한 지역의 위성사진이나 감청 정보 일부가 우리 측에 공유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한국과는 별도로 본토에서 운영하는 첩보 위성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에 고공정찰기인 U-2S, '가드레일'(RC-12X) 등을 전개하면서 북한 동향을 종합적으로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U-2S는 1950년대 중반 소련 정찰을 위해 개발된 U-2의 개량형으로, 특수레이더 및 초고해상도 광학카메라 등을 통해 최대 160㎞ 밖 동향까지 파악 가능하기 때문에 전방은 물론 북한 내륙에서의 병력 및 탄도미사일 발사에 사용되는 이동식발사차량(TEL)의 움직임 등도 탐지할 수 있다. 가드레일은 각종 통신 및 신호 정찰에 특화돼 미사일 도발 징후를 조기에 알아챌 수 있다.

양욱 아산정착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측 정찰 정보는 한반도에 전개되는 전력뿐만 아니라 미 본토나 주일미군 등에서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내용"이라며 "북한의 동향 판단을 위한 전체 윤곽을 그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유가 늦어질수록 한국 측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라고 진단했다.

국방부 "대비태세엔 문제없어"…北 미사일 동향 등 '중요 정보'는 공유되는 듯

국방부는 현재 한미 군 당국은 연합방위 태세를 기반으로 긴밀한 정보 공유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대비태세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9일 발사됐던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라'형 시험발사 등 대비태세에 즉각적이고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미사일 발사 동향 등에 대해선 여전히 정상적으로 공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한미 정보 당국은 전날 미사일 발사 등을 포함한 군사 동향을 면밀히 계속 추적을 했고 소통하고 있다"라며 "한미 간 정보 교환은 일방이 아닌 상호 보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핵 및 미사일 외에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정보라도 '정보의 누적'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대북 정보 공백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우리의 안보 대응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지속적인 추적을 토대로 미세한 동향 변화까지 반영해야 하는 핵심 군사 정보에 대한 공유가 늦어지면 자연스럽게 치밀한 대비태세 수립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의 공유 제한은 자칫 역내 긴장을 촉발하는 군사적 행동으로 이어질 염려도 있다. 올해 2월 주한미군은 우리 군 당국에 사전 언질 없이 서해 공중 훈련을 실시하던 중 중국 전투기와 대치하는 위험 상황을 야기한 바 있는데, 정보 공유가 제한될수록 이같은 안보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방산안보실장(전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의 작전 상황 및 주요 정보는 시의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보 가치가 크게 떨어지며, 정찰 측면에선 아직 미 측 정보의 신뢰도가 더 큰 상황"이라며 "정보 공유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 장기적으로 대비태세에 부족함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미국 측의 조치가 '과도하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정부가 미국 측에도 적절한 의견 표명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정부의 대북 감시자산을 통해 입수하는 정보도 미국 측에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활용해 조속하게 미국과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시진트(SIGINT·신호 정보)나 휴민트 등 우리가 미국에 제공하는 정보도 있다"라며 "우리가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은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