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안 하면 '보복' 있을까…"韓만 타깃 삼긴 어려울 것"
트럼프 "기억할 것" 보복 시사했지만…'분노'는 유럽을 향해
美, 韓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필요해 '과도한 보복' 어려울 듯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미온적인 동맹국에 '보복 조치'를 시사하면서 한국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관세 및 안보 협상의 후속 조치 이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면서도, 이번 사안에 연계된 국가들이 여러 나라이고 한국이 유럽에 비해 호르무즈 파병 압박을 덜 받았다는 점에서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19일 예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닷새간 중국, 영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등 주요 국가들에 호르무즈 해협에 함정을 보낼 것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이에 적극적으로 응한 국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누가 (미국을) 돕고, 누가 돕지 않는지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발언을 두고 파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국가들에 보복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17일엔 이번 요구가 '누가 진정한 동맹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시험이었다는 언급도 내놨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받은 국가들은 대부분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우리 전쟁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독일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캐나다도 파병에 응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은 '외교적 소통' 등을 내세우면서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적 언급은 주로 유럽 국가로 향하는 듯하다. 그는 지난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나토 대부분의 국가가 우리의 군사작전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통보를 받고 있다"라며 "미국은 나토 회원국을 보호하기 위해 매년 수천억 달러를 썼지만 나토는 항상 일방통행을 했기 때문에 놀랍지 않다"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의 지원도 필요 없다고 주장했지만, 나토에 가한 비난과는 결이 다른 짧은 언급만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맹의 '충성심'을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성향상 향후 한국에 '관세 보복'을 하거나, 핵추진잠수함 도입 및 원자력 협정 개정을 위한 협의를 늦출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아예 합의를 뒤집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1일 한국과 일본 등 16개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되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하고, 문제가 확인될 경우 관세 부과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는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이 위법하다고 제동을 걸면서 다른 방안으로 상호관세 정책을 이어가기 위한 대안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지만, 무역법 301조는 관세를 무제한으로 높일 수 있는 법이기 때문에 미국이 '정무적 판단'을 할 경우 미국이 한국에 1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한미의 합의를 깰 여지는 있다.
아울러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한국형 핵잠수함 도입 협의와, 원자력 협정 개정 혹은 조정을 위한 협의 과정에서 미국이 당초 합의보다 더 허들을 높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달린 문제기 때문에 빠른 상황 파악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다만 호르무즈 파병 요청과 관련해서 국무부, 국방부(전쟁부) 등 미국 행정부의 '공식 요청'은 아직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한미관계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공식 요청이 없다는 것은 동맹에게 '참전'이라는 큰 부담을 지우면서 소통을 해야 하는 행정부의 입장과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의지가 다름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또 관세와 안보 사안은 3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의 대미 투자와 연계된 사안이기 때문에, 오는 11월 상·하원 선거(중간선거)를 앞두고 업적이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은 투자를 빠르게 받는 데 더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도 하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동맹이 미국을 착취한다고 보는 인식을 갖고 있어, 이번 사안이 동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동맹에 대한 비용과 책임 요구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도 "대미 투자 등을 앞둔 한국이 주된 타깃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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