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연습 '역대급 로키?'…한미도 조용, 北도 조용

한국, '대북 메시지'보다는 '전작권 전환'에 집중
방공 자산 중동 보내는 美, 주한미군도 중동 대응에 총력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자유의 방패(FS) 연습이 진행 중인 11일 연합 공군구성군사령부를 방문해 연합방위태세를 점검하고 연습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11 ⓒ 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한미의 상반기 연합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FS)가 진행 중이지만, 이번 훈련을 둘러싼 공기는 예년과 확연히 다르다. 한미 모두 연합연습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지 않고, 북한도 고강도 맞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는 중동 정세에 따른 주한미군 자산 재배치, 북한의 군사 전략 변화 등이 배경에 있다는 해석이 12일 나온다.

한미는 9일부터 19일까지 자유의 방패 연습을 진행 중이다. 자유의 방패는 북한의 침입을 가정해 한미 양국 군의 상호 운용성과 연합대비태세를 강화하는 목적의 훈련으로, 한미는 이와 연계한 야외기동훈련(FTX)을 총 22건 실시한다.

올해 자유의 방패 기간 진행되는 야외기동훈련은 지난해의 51건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줄었다. 군은 연합연습 기간에 훈련을 몰아서 하기보다 연중 분산 실시하는 방향을 설명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올해 자유의 방패는 시작 전부터 크게 드러나지 않는 훈련으로 설계된 셈이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연합연습을 대북 메시지 발신이나 대국민 안보 홍보의 전면에 내세우진 않는 분위기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이 각각 훈련 현장을 찾았지만, 공개 메시지의 방점은 전작권 전환 준비에 찍혔다.

안 장관은 전날 "2026년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용능력(IOC) 검증 완료"를 목표로 전작권 회복 준비를 충실히 해나가가자고 했고, 진 의장도 이번 연습을 전작권 전환 준비와 연합작전계획 검증의 기회로 규정했다.

이런 '로키' 기조는 중동 변수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주한미군의 패트리엇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일부 등 방공자산이 중동 쪽으로 이동하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됐고, 정부도 이를 사실상 인정한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이 자국의 필요성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고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자유의 방패 연습이 진행 중이만, 미군의 시선은 휴전 중인 한반도보다 당장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중동 지원 쪽에 더 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진영승 합참의장과 브런슨 연합사령관이 11일 연합사 전시지휘소 작전상황실로 이동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11 ⓒ 뉴스1 김명섭 기자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의 동선도 이런 해석에 힘을 보탰다. 브런슨 사령관은 훈련 개시 이틀째인 10일 오후까지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 지휘소인 'CP 탱고'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주한미군은 "21세기의 지휘는 한 장소에만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연결성과 리더십으로 정의된다"라며 반박했지만, 사령관의 물리적 위치가 기사 소재가 될 정도로 이번 연합연습이 예년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는 인상은 남겼다.

전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이뤄진 안 장관과 브런슨 사령관의 면담도 다소 이례적이다. 국방부는 "두 최고위급 지휘관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대한 확인은 제한된다"라고 설명했으나, 연합연습 기간에 진행된 예정에 없던 이 면담에서 한미는 연합연습보다 주한미군의 중동 지원과 자산 운용 문제를 더 중요하게 다룬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북한을 의식해 자유의 방패 연습이 부각되지 않는 상황을 더 선호한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한미 연합연습이 대대적으로 조명될 경우 북한이 이를 명분으로 고강도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최근 한반도 주변 안보 환경이 미중 경쟁과 중동 사태 등 복합적인 변수 속에 놓여 있어 불필요한 긴장 고조를 피하고 싶은 게 정부의 속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는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어 상황 관리가 필요하다.

북한은 이번 연합연습에 대해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담화를 통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고, 김정은 총비서는 5000톤급 구축함 '최현호'에서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국가핵무력 다각적인 운용 단계로 이행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등 '선을 넘는' 카드로 정면충돌하진 않았다. 순항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북한이 수위를 조절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한 이번 미사일 발사는 보여주기식 반발보다는 계획된 군사력 강화의 일환으로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김 총비서는 최현호에 탑재할 무장 구성과 향후 함정 건조 일정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자유의 방패 연합연습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다른 변수에 의해 외부에서의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라며 "한미는 연합방위태세를 갖추고 있고 대북 억지력에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