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간부 이탈 원인된 '진급자 교류'…군, 제도 개선 나선다
진급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진급 기쁘지만 집·가족 문제 떠올라"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육군에서 중견 간부 전역이 늘어난 원인 중 하나로 '부사관 진급자 교류 제도'가 지목되면서 군이 제도 보완에 나섰다.
11일 군에 따르면 육군 간부 개인 희망전역자는 △2021년 1800명 △2022년 2300명 △2023년 2900명 △2024년 3400명 △2025년 3400명 수준으로, 최근 연간 3000명을 넘는 인원이 군을 떠나고 있다.
특히 2023년 이후 전역자가 크게 늘면서 군 내부에서는 그 원인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현역 간부들 사이에서는 2023년부터 시행된 진급자 인사 교류 제도가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진급자 교류는 진급한 인원의 근무지를 다른 권역으로 이동시키는 인사 제도로, 부대별 인력 불균형 해소와 복무 활성화를 위해 2023년 1월부터 시행 중이다. 육군은 부사관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운용하고 있으며, 권역 이동이 있을 경우 도(道) 단위 이상의 거주지 이동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제도는 현재 상사 진급자를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경기 지역에서 10년 복무 후 상사 진급과 함께 다른 권역으로 이동한 현역 부사관 A 씨는 "진급은 기쁜 일이지만 현실적으로 먼저 집과 가족 문제가 떠올랐다"며 "배우자가 직장을 다녀 함께 이동하기 어렵고, 새로운 지역에서 배우자가 직장을 얻기도 쉽지 않아 혼자 이동하거나 전역을 고민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부사관 B 씨는 "하사와 중사 시절 한 지역에서 오래 근무하며 생활 기반을 만들었는데 진급과 함께 자녀 전학과 주거 문제가 한꺼번에 발생했다"며 "관사 문제가 바로 해결되지 않아 기러기 생활을 하는 동료들도 많다"라고 전했다.
군 내부에서는 최근 진급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일부 간부들 사이에서는 체력검정에서 일부러 낮은 점수를 받거나 성인지 교육 등 필수 교육을 이수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급을 늦추려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중견 부사관 C 씨는 "이 제도가 특정 지역에 인력이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고 다양한 근무 경험을 쌓게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기존에는 장교와 달리 부사관은 근무지 이동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이 제도는 군인 가족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군 당국도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국방부는 "부사관 인사에 관한 사항은 각 군 참모총장에게 위임돼 있으며, 육군은 부대별·계급별 인력 운용과 경력 관리를 고려해 2023년부터 진급자 인사 교류를 시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방부는 "인사 교류 자체는 필요하지만 제도 운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육군과 함께 인식하고 있다"며 "교류 시기와 교류 대상자 판단 기준 등을 개선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전방 군단의 경우 희망자에 한해 교류를 적용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등 제도 보완을 추진 중이다. 다만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정원보다 전입 희망자가 적어 인력 운용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초급 간부 유입 문제도 중요하지만 전문성과 경험이 축적돼 조직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견 간부들의 이탈은 심각한 문제"라며 "현실적인 인사 제도 보완을 통해 군을 '다니고 싶은 직장'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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