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위법' 보고하니 김용현이 노려봐"…항변에도 중징계 받은 해군총장
강동길 총장, 징계위서 항변했지만…국방부 "작위 의무 위반 인정돼"
지난 4일 정직 1개월 확정…강 총장 "결정 존중, 사의 표명"
-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비상계엄 관여 정황이 확인돼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이 징계심사 때 12·3 비상계엄 때 계엄의 위법성을 상부에 보고했으며, 이에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자신을 노려봤을 정도였다고 항변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하지만 국방부는 강 총장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화 이후에도 계엄사령부 구성 지원 지시를 철회하거나 지원 행위를 멈추도록 지시한 사실이 없고, 계엄사 주요 직위자들에게 제대로 조언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중징계를 결정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강 총장 징계의결서에 따르면, 강 총장은 2024년 12월 3일 오후 11시 22분 정진팔 당시 계엄사 부사령관(합동참모차장·육군 중장)에게 계엄사 창설 준비 지원 요청을 받았다.
당시 합동참모본부(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이었던 강 총장은 정 부사령관의 요청에 '알겠다'고 답한 후 권영환 합참 계엄과장에게 계엄사 창설 지원을 지시했다. 권 과장은 이후 계엄과 부서원들과 육군본부 참모들이 서울로 오기 전까지 통신장비 구축 등 합참 계엄상황실 구성을 지원했다.
국방부 징계위원회는 강 총장이 2024년 12월 4일 오전 1시쯤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의결 이후 같은 날 오전 3시 47분까지 합참 계엄상황실에 있으면서 합참 계엄과 관계자들의 계엄사 구성 지원 업무 중단을 지시하거나, 계엄사 주요보직자들에게 계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거나 조언한 사실이 없다고 짚었다.
징계위는 "징계심의대상자(강 총장)는 합참 차장이자 계엄사령부 부사령관으로서 계엄사 창설 지원을 요청한 정진팔 중장을 포함한 계엄사 주요 직위자들에게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신속한 계엄 해제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건의했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징계심의대상자는 자신은 합참의장을 보좌하는 데 집중했다거나, 합참과 계엄사는 협조 관계에 불과하다는 등의 이유로 계엄사 주요 직위자들에게 계엄의 절차·적법성 등을 직접적으로 문제 제기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지시에 따라 계엄사 구성을 지원하고 있는 계엄과원들의 행위를 중지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 역시 취하지 않았다"며 "국가공무원법에서 정한 성실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강 총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자신의 징계위에서 적극적으로 계엄사 주요 직위자들에게 계엄 위법성 등을 조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시 긴박한 상황이어서 합참의장을 보좌하는 데만도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특히 특전사 헬기가 국회에 착륙하는 것을 보고 잘못됐다고 느껴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합참의장에게 인지시키기 위해 보고했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강 총장은 특히 "합참의장에게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보고할 때 국방부 장관(김용현)이 바로 근처에 있는 상황에서 장관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크게 지적해 장관이 노려볼 정도였다"며 "계엄 해제 권한을 가진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합참의장에게 지속적인 건의를 했고, 합참의장도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연락하는 등 대통령실에 계엄의 위법성을 전파하는 데 신경을 썼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계엄 해제 의결 이후에는 법무실장 등과 논의해 추가 병력 투입은 안 된다고 건의해 합참에서 중대급 이상 이동 시 합참 승인을 받도록 하는 지침을 예하 부대에 내렸고, 오전 1시 47분 합참 결심지원실에서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직위자 회의가 있은 후에도 계엄 해제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자 오전 2시 합참 본부장급 회의에서 의장에게 계엄법에 따라 지체없이 해제돼야 한다고 지속 건의했다"라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계엄 이후 대장 진급을 할 수 있었던 사유도 이러한 행동들이 계엄을 확대하지 않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됐기 때문"이라며 "이제 와서 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국방부 징계위는 "계엄사 주요 직위자들에 대해 계엄의 위법성을 조언해야 할 작위 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고, 합참의장이 국가안보실장에게 계엄 위법성에 대한 연락을 하게 했으므로 작위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고, 계엄과원들에 대한 작위 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있다"며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강 총장은 지난 4일 징계 발표 후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해군은 "강 총장은 국방부의 징계 처분 결과를 존중하며 오늘부로 사의를 표명했다"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달 13일 강 총장을 직무 배제하고 징계위에 회부했다. 해군참모총장직은 곽광섭 해군참모차장이 대리하고 있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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