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전력 이란 간다면…패트리엇 포대 등 순환 배치 가능성

이란 사태 장기화하면 주한미군 전력 파견 가능성 제기
패트리엇 등 방공 자산 순환 배치가 유력…지상 전력 파견 가능성은 작아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인한 중동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 운용 중인 전력 일부가 중동으로 파견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공 자산 위주로 일부 전력과 인력이 임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는 한국의 의견과 북한 정세 대응을 감안해 상반기 한미연합연습 '자유의 방패'(FS) 및 한반도 대비태세 등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는 제한적 규모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란 반격 나서면서 긴장감 고조…전쟁 장기화 가능성 커져

4일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스라엘 국방부 청사와 중동의 최대 미군기지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 등을 공격하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의 핵무기 개발 시설 등을 타격하는 등 공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도 지하 시설 파괴용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를 추가 투입하는 등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사실상 전쟁으로 비화하며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미군이 총력전을 위해 한반도 등 중동 외 지역에 배치된 전력을 일시적으로 중동 지역에 파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미국의 이란 공습 직후인 지난 2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엘브리지 콜비 미 전쟁부(국방부) 정책차관의 요청으로 진행된 공조 통화에서 미 측의 이란 군사 작전에 대한 입장을 청취하고 중동 상황 인식을 공유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력 재배치에 대한 언급이 나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국방부는 이에 대해 "주한미군의 임무는 굳건한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해 한반도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고 있다"라는 입장을 표하며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파견에 동의하지 않는 듯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미 전쟁부는 "작전 보안상 이유로 특정한 병력 이동 및 장비의 이동, 재배치 또는 그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라며 "주한미군은 한반도에서 강력하고 준비된 전력 태세 유지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말을 아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한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상공에 이스라엘의 방공 미사일이 비행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패트리엇 등 방공 자산 순환 배치 가능성…지상 전력은 파견 어려울 듯

전문가들은 전쟁 초기인 현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병력 및 장비가 당장 이동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이란의 영토 점령보단 방공망 교란 및 무력화에 치중하고 있어 지상군 위주의 주한미군 전력의 투입 필요성이 크지 않을뿐더러, 설령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더라도 유럽 등 상대적으로 중동과 가까운 지역에서 필요한 병력 및 장비를 조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유럽에 주둔 중인 미군 규모는 주한미군(2만 8500여 명)의 세 배가량인 8만 5000여 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대표적 방공 자산인 패트리엇(PAC-3) 포대 및 요격 미사일 정도의 이동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했다. 패트리엇은 15~40㎞ 고도의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체제로, 미국은 이미 지난해 6월 이란 핵 시설 타격 작전인 '미드나잇 해머' 시행 전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와 인력을 중동에 순환 배치 후 10월에 복귀시킨 바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한미군의 병력 및 장비들은 대부분 지상군 및 한반도 정세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이 유럽 등 인근 병력을 두고 한반도 전력을 재배치할 유인은 그다지 많지 않다"라며 "전쟁이 장기화하면 패트리엇 등 방공 무기 체계 일부가 일시적으로 넘어갈 가능성은 있다"라고 말했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방산안보실장은 "현재 미국에 필요한 건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방공망을 뚫을 수 있는 무기체계"라며 "패트리엇 포대 정도가 후보군에 오를 수 있을 것 같고, 지상 무기에 대한 지원 요청 등은 지금 전황을 볼 때 크게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탄도미사일 저격용으로 개발·운용 중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지원 가능성도 있지만 해당 사실이 공개될 경우 한국의 방공망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거나, 탐지거리가 최대 2000㎞인 고성능 레이더로 인해 이란 외에 중동 다른 국가들의 반발을 살 수 있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 가시적인 전력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감시정찰 무인기 '리퍼'(MQ-9)나 및 정보분석 인원 및 장비의 임시적 지원 등이 더해질 가능성이 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중동의 경우 탄도 및 순항미사일, 드론 위협이 상시로 존재하기 때문에 미군 역시 기지 및 핵심 시설 방어 능력을 가장 필요로 할 것"이라며 "패트리엇과 같은 방공 자산을 일정 기간 일부 임무 중심으로 전개하되, 한반도 대비태세 유지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연합 운용 강화 등 보완 조치를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유 연구위원은 이어 "사드 등 고가치 자산의 일부 요소 이동은 실제 이동이 이뤄질 경우 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며 "전투부대의 대규모 이동보단 일부 지원 요소의 교대, 다른 전구에서의 증원 등을 통해 균형을 맞추는 방식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상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