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중이 쏘아 올릴 북미 변수…"韓, '비핵화 담론' 주시해야"
KIDA 보고서…"협상 초기 '북핵 동결·반대급부' 논의 가능성"
"한미 연합 대응 태세 약화·페이스메이커 공간 좁아질 수도"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미 대화가 성사될 경우, 한국도 '단계적 비핵화'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만약 비핵화 협상이 이뤄진다면 북미는 '북핵 동결'을 시작으로 한미 연합 훈련 유예, 국교 정상화와 대북 제재 일부 완화 등 조처를 할 수 있는데, 이는 한국의 안보 문제와 직결된 사안이므로 관여와 압박 측면에서 대북 정책의 적절한 균형점을 지금부터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다.
2일 박용한 한국국방연구원(KIDA) 선임연구원 등 3명이 발표한 '북한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 전망과 고려 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대미 적대 인식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인식을 동시에 표출하고 있다. 북한이 '김정은 후계 세습' 지위를 공고화하고, 핵무기 추가 생산과 경제 성장을 위해선 미국 등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대외 교역을 회복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과의 협력을 이어오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황 변화와 미중 경쟁 구도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 이들 국가는 전략적 가치 측면에서 미국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박 선임연구원 등은 "북미 관계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국제기구 가입 등을 통해 국제 사회로 나아갈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이 추구하는 '정상 국가' 전략도 달성할 수 없게 한다"라며 "전면적인 체제 개방은 북한 정권을 위협하더라도, 양국 관계 개선은 정권과 체제를 장기간 지속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평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본토를 위협하는 북한 핵미사일 능력 감소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표현 등을 사용하는 것도 북미 대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후 공개한 국가안보전략서(NSS)와 국방전략서(NDS)에 북한에 대한 완전한 비핵화 언급이 없는 것은, 북미 대화가 성사된다면 이는 추후 비핵화 협상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해당 보고서는 기존 협상 교훈 및 현재 한반도 정세 등을 고려해 정부·연구기관·대학교 관계자 30명을 식별해 델파이 조사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은 2026년 중 개최되며, 1년 이상 협상을 진행한 뒤 2027년 이후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비핵화 협상 초기에는 북한이 보유한 핵 무기의 '동결 수준'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북한의 핵 생산 시설인 영변 시설의 가동 중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폐기 등을 협의할 수 있으며, 북한에선 이에 대한 상응 조치로 한미연합훈련 유예와 국교 정상화, 대북제재 완화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기존 협상 결과와 델파이 전망을 종합해 보면, 최종 타결된 합의는 북미 모두 다소 낮은 수준의 정책 선호도를 보이는 '목표의 영역'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접근과 일부 체제 보장 조치를 초기에 시행하되, 대미 'ICBM 위협'을 줄여 미국의 협상 유인과 대북 억제 강화 효과를 동시에 확보하는 식이다. 다만 이 경우 협상 과정에서 한미 연합 대응 태세가 약화하거나 '페이스메이커'로서의 한국의 공간이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보고서는 한국이 북미 대화 및 비핵화 담론 변화 가능성에 대응, 북핵 능력 강화 가속화 제한 및 지연 목표에 매진하는 접근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관여 정책을 함께할 것을 조언했다.
박 선임연구원 등은 "협상 전략을 동결에서 관리 또는 폐기로 전환, 외형은 군축이되 내용은 비핵화를 추구하며 명분과 실익을 교환하는 접근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며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확장억제 구현 기반으로 심화해 북한이 핵무기 보유에 따라 감당해야 할 피로도를 강요하는 등 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방식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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