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사관, 우크라전 4주년 앞두고 '승리는 우리 것' 현수막 게시에 눈살

외교부 '철거' 요구 전달했지만 묵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4주년을 이틀 앞둔 22일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 대사관 건물 벽에 러시아어로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Победа будет за нами)'이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2.2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오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4주년을 앞두고, 주한 러시아대사관 건물 외부에 러시아어로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Победа будет за нами)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논란이 일고 있다. 주재국에 대한 '결례'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22일 뉴스1의 취재를 종합하면,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최근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대사관 건물 외벽에 러시아 삼색기를 배경으로 '승리'를 강조하는 내용의 대형 현수막을 게시했다.

외교부는 관련 사실을 확인한 뒤 외교 채널을 통해 대사관 측에 현수막 철거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명백한 유엔헌장·국제법 위반'이라는 기존 입장에 따라 대응했으며, 해당 현수막이 불필요한 오해와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 측은 우리 정부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설명을 '경청'했으나, 실제 조치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외교부는 다만 외교 공관에 대한 주재국의 불가침성을 규정한 국제협약인 '비엔나 협약'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강제로 현수막을 철거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가 한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의 '위대함'을 잊지 않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러시아 측의 현수막 게시는 지노비예프 대사의 발언과 맞물려 한국에 대한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