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케시마의 날'…日, 상황 관리하면서도 억지는 계속

'장관급 격상' 주장하던 다카이치 '차관급 유지'

독도 서도 전경. 2019.7.4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일본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가 22일 열리는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올해도 장관이 아닌 차관급 인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3월 말로 조율 중인 안동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상징적 수위를 관리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본 정부는 국회 외교연설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재확인했다. 관계는 관리하되 노선은 유지하는 '이중 메시지'가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14년째 차관급 유지…후보 시절 강경 발언과 대비

일본 정부는 이번 행사에 후루카와 나오키 내각부 정무관을 참석시킨다. 정무관은 일본 직제상 '차관급'에 해당한다. 2013년 제2차 아베 내각 이후 14년 연속 정무관급 파견이다.

이는 총재 선거 당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과는 결이 다르다. 그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다케시마의 날에 담당 장관이 당당하게 참석해야 한다"며 "한국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장관급 격상은 대표적 강경 공약이었다.

하지만 총리 취임 후 첫 행사에서 격상 카드를 꺼내지 않았다. 한일 셔틀 외교가 복원되고 경제 안보 협력과 강제동원 유해 발굴 등 현안이 진전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을 피해야 한다는 현실론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8일 사설에서 "미중 갈등 속에서 국익을 지키기 위해 긴밀한 한일 관계가 필수적"이라며 "현실주의 정치가로서 더 높은 차원의 판단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도통신 등 주요 언론도 장관급 파견은 한국을 자극해 외교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총선 압승으로 정치적 기반을 확보한 이후에도 격상을 보류한 점을 두고, 교도통신은 "한국 측을 배려한 현실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영유권 주장을 접겠다는 의미라기보다, 외교 일정을 고려한 속도 조절에 가깝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20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 국회의사당에서 시정방침연설을 하고 있다. 2026.02.20 ⓒ 로이터=뉴스1
외교연설서 13년째 영유권 주장…안동 회담 앞둔 관리 국면

행사 참석 인사의 수위는 유지했지만, 일본 정부는 이번에도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20일 정기국회 외교연설에서 "시마네현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의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국을 '중요한 이웃 국가'로 지칭하며 관계를 "미래 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영토 문제에서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양국 관계 전반에서는 협력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이 같은 기조는 3월 말로 조율 중인 안동 한일 정상회담과도 맞닿아 있다. 이번 회담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를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성격으로, 외교 무대에서는 관계 안정에 방점이 찍혀 있는 상황이다.

역사 인식 문제도 여전히 양국 관계의 변수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8일 총선 압승 직후 후지TV 프로그램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우선 동맹국과 주변 국가들에 제대로 이해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추계 예대제에선 직접 참배 대신 공물 봉납을 택하며 속도를 조절에 나섰지만, 총선 승리 이후에는 다시 조건부 강행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양새다.

다카이치 내각의 접근법은 독도와 야스쿠니 문제에서 기존 기조는 유지하되, 외교 일정과 국내 정치 지형을 고려해 시점과 강도를 조율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과거사·영토 이슈는 관리 국면 속에서도 언제든 한일 외교 지형을 흔들 수 있는 잠재적 변수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