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전투기 서해 출격…방공식별구역 인근서 미·중 대치

서로 침범은 하지 않아…국방부 "관련 내용 확인해 줄 수 없다"

주한미군 F-16 전투기가 오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11.3 ⓒ 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주한미군과 중국 전투기가 서해상에서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주한미군 F-16 전투기 10여 대가 지난 18일 경기 평택 오산기지를 이륙해 서해상의 한·중 방공식별구역 중첩 지점까지 기동했다.

초계비행하던 미군 전투기들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 사이, 양측 구역이 겹치지 않는 공역까지 비행했다. 이에 중국도 전투기를 출격시키면서 미중 전력이 서해상에서 한때 대치했다. 다만 서로의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미군은 이번 훈련에 앞서 우리 군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으나, 구체적인 계획과 목적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 공군이 참여하지 않는 미국 측 단독 훈련의 경우 계획과 목적을 모두 공유하지 않는 사례도 있다. 군 당국은 훈련 사실을 인지한 뒤 미국 측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과 어떤 논의를 했느냐', '이번 훈련이 통상적인 구역에서 이뤄졌느냐' 등의 질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라고 답했다.

주한미군 공군 전력이 서해에서 독자 훈련에 나선 건 이례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해 11월 "한국은 러시아 북부함대, 중국 북부전구, 북한군 모두에게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라고 밝히는 등 미국 측은 주한미군이 중국과 러시아 견제에도 나설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방공식별구역(ADIZ)은 자국 영공에 타국 비행체가 들어오기 전 침범 의사 등을 조기 식별하기 위해 관측 및 통신이 가능해지도록 한 임의 구역으로, 주권을 가진 영공과는 구분된다. 다만 통상 타국 항공기가 ADIZ에 진입할 경우 해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는 게 관례다.

KADIZ는 1951년 3월 미국이 설정했고, 중국의 동중국해 CADIZ는 2013년 11월 중국이 정했다. 지난해 12월 9일엔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동해 및 남해 KADIZ에 진입해 우리 국방부가 엄중히 항의한 바 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