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군 복무, 첨단기술 익힐 기회로"…軍, 전문연구요원 확대개편 추진

李 대통령 "과학기술 분야 대체복무 확대 검토"
"한정된 복무기간 성과 내기 어려워" 우려도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과학장학생·올림피아드 대표단 친수 및 간담회(미래 과학자와의 대화)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2.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김기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과학기술 분야 대체복무 확대와 군의 체제 개편 구상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이미 군에서는 과학기술 인력 양성 방안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5일 전해졌다. 병역 의무를 '시간 손실'이 아닌 개인의 발전은 물론 군의 첨단기술 역량 축적 기회로 전환한다는 것이 핵심 목표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과학자와의 대화' 행사에서 "군대에서 복무하는 시간이 청춘을 낭비하고 시간을 때우는 안타까운 시간이 아니라, 그 기회에 첨단 무기 체계나 장비, 첨단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체제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지금까지 병력 숫자와 보병 중심의 군대였다면 현실적으로는 장비와 무기체계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과학기술 분야 대체복무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방부와 병무청 등에 따르면 현재 군은 연구 활동으로 병역을 대체하는 전문연구요원 제도의 확대·개편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병무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문연구요원 2300명을 배정했는데, 이를 더 늘리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배정된 2300명 중 1100명은 박사 과정, 1200명은 기업부설연구소에 배정됐다.

산업기능요원 제도 역시 변화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병무청은 올해 산업기능요원 3200명을 배정했으며, 이들 중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에는 전년보다 늘어난 500명이 우대 배정됐다.

정부 소식통은 "현재 시행 중인 대체복무 제도를 확대해 과학기술 관련 인력을 더 많이 활용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라며 "일반 장병들의 과학기술 역량 강화 정책도 적극 발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강원도 원주 육군 36사단에서 교육용 소형드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4/뉴스1

이 대통령은 대체복무 논의와 함께 '드론 전문 부대' 구상도 공개했다. 구체적인 청사진은 밝히지 않았지만, 실제 연구자들이 모여 실험과 구현, 운영까지 수행하는 부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역점 과제 중 하나인 '50만 드론 전사'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전 장병이 복무 기간 동안 드론 운용 기술을 숙달하고 관련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정책이다. 군 당국은 이를 통해 전투력 강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전역 후 민간 드론 산업으로 연계할 수 있는 인력 기반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병역자원 감소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 과학기술 전문 인력 양성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대체복무는 기간이 통상 3년으로 일반 복무보다 길어 지원 유인이 떨어지고, 한정된 복무 기간 안에 실질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윤상용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드론 같은 첨단 분야는 기획부터 시험·개발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군에서 이를 기획한 사람들이 전역하고 이후 다른 사람이 인수인계를 받아서 연구하는 과정에서 연속성이 떨어질 소지가 있다"라며 "군 복무 이후 취업 연계나 장기적 경력 설계와 연결하는 방식이 좋을 수 있다"라고 제언했다.

우리 군은 과학기술 엘리트 육성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공계 대학 우수 학생을 선발해 대학 재학 중 2년간의 과정을 거치게 한 후 3년간 복무하게 하는 과학기술 전문사관 제도를 2014년부터 시행 중이며, 2027년 개교를 목표로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를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대체복무 확대 등 군 내 과학기술 전문 인력 양성 정책의 성패는 군 구조 개혁 제도의 완성도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유 연구위원은 "선발·평가 기준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고, 복무 성과가 실제 전력 기여로 이어진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라며 "연구의 자율성과 군의 보안·지휘 체계 충돌을 조정할 운영·보안 규정까지 패키지로 마련돼야 '이번엔 다르다'라는 메시지가 설득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