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DMZ 남측 철책 이남 지역 한국이 관할' 美에 제안

실무 차원에서 논의…유엔사 공식 결론은 나지 않아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 모습. 2025.11.1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우리 군 당국이 미국 측에 비무장지대(DMZ) 일부 구간에서 남측 구역 철책(남방한계선) 이남 지역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부터 미국 측에 DMZ 관할권 문제를 협의하자고 요청해 왔다. 또한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와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등 한미 국방당국 간 협의체에서도 의제로 다룰 것을 제안했다.

우리 군의 제안은 군사분계선(MDL) 기준 남쪽 2㎞까지인 DMZ 남측 구역 중 철책 이북은 계속 유엔군사령부가 관할권을 갖고 인원 출입 시 승인 권한을 갖되, 철책 남쪽은 한국군이 관할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원래 철책은 남방한계선을 따라 세워야 했지만, 지형과 이에 따른 적절한 임무 조정 등의 문제로 실제로는 일부 구간에선 철책이 남방한계선보다 북쪽에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DMZ 남측 구역 중 철책 이남 지역이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의 약 30% 수준이다. 이 구역에선 이미 일반전초(GOP) 등에서 한국군 병력이 상주하고, 군 관계자들이 수시로 출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군이 관할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우리 군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의 제안이 실현되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주도하는 'DMZ 평화의 길' 재개방도 일부 구간에서 성사될 수 있다. DMZ 평화의 길은 2019년 4월 개방됐으나 전체 11개 코스 중 파주·철원·고성의 DMZ 내부 구간이 2024년 4월 안보 상황을 이유로 일반에 개방이 중단됐다.

다만 우리 군의 구상은 한미 간 실무선에서만 일부 다뤄졌고, 미 국방당국과 유엔사의 명확한 답변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에게 관련 제안을 했느냐'라는 질문에 "제안한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 구상은 정부 일각과 여당에서 추진 중인 'DMZ법'과는 결이 다르다. DMZ법은 비군사적이고 평화적인 목적에 한해 DMZ 출입 권한을 한국 정부가 행사한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다만 유엔사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한민국이 DMZ 출입 승인 권한을 갖는 것은 정전협정에 정면충돌하고, 유엔군사령관의 권한을 과도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DMZ법 제정에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