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이 대북 억제 주된 책임"…전작권 전환·주한미군 첨단화 속도내나

국방전략에 美지원 축소 언급

한미 장병들이 부교 가설 훈련을 하고 있다. 2025.11.2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23일(현지시간) 한반도에서 북한 억제를 위한 미군의 역할을 더 제한하고 한국에 자국 방어의 주된 책임을 맡기는 새로운 국방전략(NDS)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주한미군 전력 첨단화 등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2026 NDS'에서 "한국은 높은 국방비 지출, 탄탄한 방위 산업, 징병제에 힘입어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미국의 중요하지만 보다 제한적인 지원을 받은 조건하에서 북한 억제에 대한 주된 책임을 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라는 직접적이고 분명한 위협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한국은 그렇게 할 의지도 또한 갖고 있다"라며 "이러한 책임 균형의 변화는 한반도에서의 미군 배치 태세를 업데이트하려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이 재래식 방위에 대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되, 미국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북한 핵공격 등을 방어하기 위한 확장억제를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방향성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언급해 왔으며, 한미는 그간 여러 차례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NDS 발표에 따라 한국 정부가 2030년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작권 전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작권 전환이 이뤄질 경우 유사시 작전을 주도하는 '최고 통제권'이 한국군으로 바뀌게 되는 만큼 미국 내에서도 이양 시기는 민감한 현안으로 다뤄져 왔으나, 트럼프 행정부 들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와 맞물리면서 이전 정부보다 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미는 지난 2006년부터 전작권 전환 논의를 시작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 평가와 검증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IOC 평가와 검증은 각각 2019년과 2020년에, FOC 평가는 2022년에 끝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SNS.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한미는 지난해 11월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후 공동성명에서 "2026년에 미래연합군사령부 본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올해 FOC 검증을 진행하고 완료할 경우, 한미는 전작권 전환년도를 수립한다. 전환년도 1년 전엔 FMC를 검증하는데, 이 단계는 '정성적' 평가 위주인 만큼, 한미의 정무적 판단이 있을 경우 전작권 전환이 쉽게 이뤄질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이번 NDS 확정에 따라 재래식 방위에서 한국의 역할이 커지면서 주한미군의 규모와 구성 등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 국방 당국자들이 '주한미군 숫자가 아니라 역량이 중요하다'라고 밝혀온 만큼, 전반적인 대북 억제력을 약화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지상군을 줄이는 대신 공군과 해군, 장거리 타격 능력을 확충할 수 있다고 관측해왔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역내 다른 분쟁에도 투입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고 싶어하는데, 한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병력 공백은 첨단전력 보강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으로도 읽힌다. 주한미군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순환배치되는 부대들이 모이는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NDS는 지난해 12월 미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의 하위 문서 격이다. NDS는 미국이 직면한 주요 위협과 국방 우선순위, 실행 방향 등을 설정하는데, 통상 새 행정부가출범하면 새로 작성해 발표한다.

이번 NDS는 주요 위협으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을 명시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NDS는 주요 위협으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을 명시했는데 북한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도 위협이 된다고 평가했다.

NDS 작성을 주도한 앨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해 주요 외교·안보 당국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