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냉탕보다 2배는 더 추워" 살 에는 해군 SSU 혹한기 훈련 가보니
오리발 바다 수영·단체 단리기 등 '철인 중대' 선발 눈길
웨트수트로도 못 막는 추위…SSU는 사명감으로 눌렀다
- 김예원 기자
(창원=뉴스1) 김예원 기자
"타오르는 사명감에 오늘을 산다!"
22일 오전 11시 30분 경남 창원시 진해 군항 12부두 앞바다. 해군 특수전전단 소속 해난구조전대(SSU) 대원들이 뛰어든 자리엔 새하얀 물보라가 부글거리며 하늘 높이 치솟았다. 이날 부두 인근 기온은 영하 7도, 수온은 6도를 기록했다.
물속에 1시간가량 머물게 되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을 정도의 냉기로, 목욕탕에서 흔히 보이는 냉탕이 15~20도 사이를 오가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추위 속에서 훈련이 진행되는 셈이다. 일부 대원들은 "덥다, 더워!"라고 외치며 추위를 이겨내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속에서 군가인 '해난구조대가'를 부르는 대원들의 얼굴 주변으로 하얀 수증기가 번져나갔다.
해군 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SSU)가 1월 20일부터 23일까지 2026년도 혹한기 훈련에 돌입한다. SSU는 해상인명구조와 수상·잠수함 인양 등을 주 업무로 하는 특수 부대다. 해상공작대의 이름으로 활동하던 1950년 9월 창립 당시만 하더라도 해상공작과 수중폭파 업무 등을 주 업무로 했지만, 1960년대부터 잠수 구조 및 인양 업무에 집중하기 시작하며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 2002년 연평해전 참수리 357호정 인양, 2010년 천안함 구조, 2014년 세월호 탐색 등 국가적 재난 현장에서 주로 활약했다. 2015년엔 가거도 해경 헬기 추락, 2019년엔 헝가리 유람선 침몰 및 독도 소방헬기 인양 등 작업에 투입되기도 했다.
훈련 셋째 날인 오늘은 SSU 혹한기 훈련의 '정수'라고 불리는 '철인 중대 선발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입수 훈련도 그 일환으로, 기자도 숙련된 SSU 대원의 도움을 받아 SSU가 실제 해상 구조 작전에서 사용하는 웨트수트와 후드(잠수용 수모), 오리발 등을 착용하고 함께 바다에 뛰어들었다.
10여분 간 준비체조를 하며 몸을 충분히 덥혔다고 생각했지만, 겨울 바다의 추위는 만만치 않았다. 웨트수트 속으로 바닷물이 조금씩 스며들 때면 뒷덜미의 서늘함에 나 자신도 모르는 새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물속에 들어가면 둥둥 뜨는 소재로 만들어진 수트라 SSU 대원들처럼 똑바로 서서 중심을 잡는 데도 한참이 걸렸다.
반면 SSU 대원들은 마치 '인간 물개'처럼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추워하는 모습도 잠시, 대원들은 대열을 정비하기가 무섭게 500m 떨어진 반환점을 향해 빠른 속도로 헤엄치기 시작했다. 1㎞ 거리를 왕복 수영하는 '오리발 바다 수영' 훈련은 인명구조 시 익수자에게 신속히 접근, 빠르게 구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5㎞ 단체 달리기, 2.5㎞ 고무보트 패들링 등 훈련이 철인 중대 선발경기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강한 조류 등 악조건 속에서도 구조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초체력과 폐활량을 기르고, 모터 고장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해 고무보트 등 임무 수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SSU는 2022년부터 이런 방식을 도입해 수중 작업 능력 및 중대별 팀워크 방식을 평가, 종목별로 점수를 매기고 있다. 철인 중대로 선발되면 상금, 명패, 표창장 등의 특전이 부여된다.
또한 SSU는 훈련 기간 동안 스쿠버(SCUBA) 숙달 훈련, 20㎞ 장거리 단체 달리기, 맨몸 입수 등 실전 역량을 기르기 위한 각종 훈련을 실시한다. 지난 21일 진행된 1차 선발경기에선 기초잠수훈련장에서 수중 파이프 조립, 매듭 묶기 등 다양한 상황 대처 방식을 연습하기도 했다.
이번 훈련에서 해난구조전대 2작전대장을 맡은 엄노날드아담스 소령은 "실전과 같은 혹한기 훈련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최고의 구조작전 태세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훈련을 함께한 SSU 소속 배대평 하사는 "국민과 전우를 지킬 수 있는 곳이라면 대한(大寒)의 추위라 해도 바다에 뛰어들어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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