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갈등의 장기화, 한일 '셔틀외교' 지속성 위협"

"한중·한일 정상회담 개최로 자율성 확보했지만…'선택' 강요받을 가능성"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중일 갈등이 장기화하면 한일 셔틀외교의 성과가 주목되기보다는 지속 가능성이 시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20일 제기된다. 셔틀외교가 한일 간 소통을 제도화하는 좋은 수단으로 기능할 수도 있지만, 역내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따라 오히려 외교적 부담 요인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동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일 정상회담과 셔틀외교의 지속 가능성' 보고서에서 셔틀외교를 "정상 간 협의와 소통을 상시화함으로써 한일관계의 변동성을 완화하는 외교 수단"으로 평가하면서도 "역내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따라 언제든 제약을 받을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주 연구위원은 현재의 역내 환경을 셔틀외교에 우호적인 조건과 비우호적인 조건이 동시에 작동하는 국면으로 평가했다. 미중 갈등과 중일 갈등이 병존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한중·한일 정상회담을 연속적으로 개최하며 일정 수준의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했지만, 이러한 외교적 공간이 구조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특히 중일 갈등의 장기화는 한일 셔틀외교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대만 관련 일본의 입장 표명과 이에 대한 중국의 압박이 반복될 경우, 한국이 중일 갈등 속에서 의도치 않은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중국이 한일관계에 균열을 내고 싶어 한다는 점도 셔틀외교를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로 만드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주 연구위원은 한일관계의 내부 요인도 지속성 제약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도와 과거사 문제, 대미·대중 전략을 둘러싼 인식 차이는 언제든지 양국 관계의 긴장 요인으로 재부상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셔틀외교 자체가 정치적 부담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주 연구위원은 미중 정상회담 국면에서 미국의 '거래주의적 접근'이 강화할 경우, 한일관계가 전략적 고려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이른바 '한일 패싱'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는 셔틀외교를 통해 축적해 온 외교적 성과를 단기간에 약화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 연구위원은 셔틀외교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명확한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중일 갈등에 대해서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되, 한미일 협력과 한중일 협력을 병행하는 균형 전략을 유지하고, 전략적 자율성을 전제로 한 '실사구시적' 외교 기조를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 연구위원은 "셔틀외교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역내 지정학적 압박 속에서 국익을 관리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지속성을 당연한 전제로 보기보다 관리와 조율이 필요한 외교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중일 갈등이 지속되는 환경일수록 셔틀외교의 성패는 외교 이벤트의 횟수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의 거리 조절과 전략적 선택 능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한일 셔틀외교의 향방은 결국 한국 외교의 전략적 판단에 달려 있다는 진단이다.

중일 갈등은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라고 발언하면서 촉발됐다. 중국은 이를 대만 문제에 대한 내정 간섭이자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은 발언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외교적 경고 외에도 희토류를 포함한 일부 전략물자와 민·군 겸용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외교가에선 일본 총리의 발언 철회가 선행되지 않는 한, 관련 갈등은 단기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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