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드론전사 성공하려면…민군 협력체계부터 다져야"

우크라이나, 부총리 주도로 '드론군 프로젝트' 수행…혁신 주기 단축
AI·소프트웨어 특화된 스타트업과 협력 강화하기도

2024년 10월 11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 전선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포터블 유탄발사기를 장착한 FPV(First Person View·1인칭 시점) 드론 시험 비행을 실시하고 있다. 2024.10.11.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우리 군이 추진 중인 '50만 드론 전사 프로젝트'와 같은 국방 혁신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사례를 참고해 스타트업 등 강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민군 협력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11일 이재준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센터 연구위원이 작성한 '러·우 전쟁에서 민군 협력을 통한 군사기술혁신: 무인체계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드론 전력은 전쟁 초반만 하더라도 군수품 등에 소형 탄약을 투하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드론전의 대표적 비대칭 전력 중 하나인 일인칭 시점(FPV)의 자살 드론으로 러시아 보병과 장갑차 등을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등 다양한 드론을 확보하고 개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가 단기간에 군사 혁신을 추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군에 드론을 제공하는 주기의 간소화와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스타트업과의 연계를 꼽았다. 혁신 주기가 짧은 무인 무기체계 특성상 신속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각 군의 전장 요구사항의 빠른 반영이 매우 중요한데, 우크라이나는 이를 민간의 기술 생태계가 군에 신속히 도입되도록 체계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는 국방부에 무인기 획득 및 공급을 조정하는 위원회를 신설하고 민군 협력을 통한 군사혁신을 추진했다"라며 "미하일로 페도로프 혁신·교육·과학기술 담당 부총리는 '드론군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드론 운영자와 개발자 간 신속한 피드백 순환 체계를 구축했다"라고 짚었다.

반면, 러시아는 기존의 비대한 관료조직에 따른 의사결정 체계를 유지하면서 민군 협력 대신 중국이나 이란의 드론을 수입하는 데 의존해, 선제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사후 대응에 머물렀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우크라이나가 민군 협력 과정에서 '하향식 기술 개발' 방식을 채택, 혁신성이 뛰어난 스타트업들과 협업한 것도 전력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타 무기 대비 빨리 소모되는 드론의 기존의 방산 대기업들이 개발 주기를 감당하기 어려운데, 우크라이나는 이를 소규모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해소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인공지능은 '스푸핑'(해킹을 통해 가짜 GPS를 전파, 움직임을 교란하는 기술) 등에 드론이 덜 취약하게 만들고 운용자의 조종 부담을 줄인다"라며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이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의 '이지비즈'(IZIVIZ)의 사례를 들었다. 이지비즈는 원래 산업 현장용 드론을 주로 개발하던 소규모 스타트업으로, 전쟁 발발 이후 민간과 군 모두 활용 가능한 무인기 개발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사람이 닿기 어려운 산업 현장의 작업 실태를 점검하는 목적으로 자율 비행 기술이 적용된 이 드론들은 AI기술로 움직여 GPS 교란에 영향을 받지 않는데, 이는 러우 전쟁에서 효율적으로 사용됐다. 전쟁 초 GPS에 의존하던 우크라이나의 상용 드론들은 러시아 군의 전파 방해 공격엔 속수무책이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러-우 전쟁의 교훈은 '50만 드론 전사 양성' 등 정책을 통해 각 군의 드론 역량을 키우고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려는 한국 국방부에도 시사할 점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처럼 군과 민간 기술을 잇는 허브를 구축해서 급변하는 국방 협력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등 급격하게 발전하는 첨단기술들을 군사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전통적인 무기체계 개발 방식과 다르며, 민간 첨단 기술이 군사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라며 "군의 첨단과학기술 소요 및 담당 부서, 민간의 첨단기술 역량 등 에 대한 효과적인 정보 공유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