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권력기관 방첩사, 49년 만에 해체…'수사·방첩·보안' 기능 분산(종합)
방첩정보 '국방안보정보원', 보안감사 '중앙보안감사단' 신설
안보수사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인사첩보·동향조사는 폐지
- 김예원 기자,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허고운 기자 = 방첩·보안, 군 관련 정보수집 등의 군 내부에서 무소불위 권한을 지녔던 국군방첩사령부가 해체된다. 모태인 국군보안사령부가 1977년 육·해·공군 방첩부대를 합쳐 창설된 이후 49년 만이다.
국방부 장관 직속기구인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8일 12·3 비상계엄에 관여한 방첩사를 해체하고, 방첩사의 기능을 다른 기관으로 이전하거나 폐지할 것을 국방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분과위는 방첩사의 안보수사 기능을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하도록 권고했다. 해외 선진국에서도 방첩정보기관이 수사권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인 점 등을 고려해 정보·수사 권한의 집중 문제를 해소한다는 취지에서다.
홍현익 민관군 특별자문위 전체 위원장 겸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 위원장은 이날 "지난 12·3 불법 계엄 상황에서 방첩사는 권한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업무를 수행했다"라며 "이는 적절한 민주적 통제 체계가 부재한 가운데 단일 기관에 방첩정보수집·안보수사·보안감사·신원조사 등의 광범위한 기능이 집중되면서 방첩사가 권력기관화되고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말했다.
방첩사의 방첩정보 등 기관은 전문기관으로 가칭 '국방안보정보원'을 신설해 방첩·방산·대테러 관련 정보활동과 방산·사이버보안 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국방안보정보원 기관장은 문민통제의 필요성을 고려해 군무원 등 민간인력으로 편성할 것을 우선 검토하고, 조직 규모는 타 기능의 이관 및 폐지를 고려해 적정 수준으로 감축하도록 했다.
보안감사 기능은 가칭 '중앙보안감사단'을 신설해 중앙보안 감사와 신원조사, 장성급 인사검증 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군단급 이하의 일반 보안감사는 각 군으로 이관하고, 장성급 인사검증 지원은 중앙보안감사단이 기초자료 수집만 수행하되 국방부 감사관실의 지휘·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분과위는 권고했다.
기관 간 업무는 가칭 '안보수사협의체'를 통해 협업하게 되며, 이들 업무를 지휘 및 통제할 수 있도록 국방부 내 국장급 기구인 '정보보안정책관'이 신설된다. 이들 기관에 대한 감찰은 군무원 또는 외부 인력이 시행하며, 국회에 정기적인 업무보고 시행 및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찰 위원회 감시를 통해 외부 통제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한다.
한 때 보안 기능을 국방부 정보본부에 이관하는 방안도 고려됐으나, 민관군 자문위는 현재 수천 명 규모를 유지 중인 국방정보본부가 '제2의 방첩사'가 될 가능성을 우려해 기관 신설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분과위는 안보수사·방첩정보·보안감사 기관 간 업무를 공유·연계할 수 있도록 '안보수사협의체'를 구성해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인사첩보와 세평수집, 동향조사 등의 기능은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국방부에 보고했다.
분과위는 방첩사 폐지로 신설되는 방첩·보안 전문기관이 민주적 통제와 원칙하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통제장치를 강화할 것도 권고했다.
홍 위원장은 "국방부 내에 국장급 기구인 가칭 '정보보안정책관'을 신설해 국방안보정보원과 중앙보안감사단 및 국방정보본부의 업무를 지휘·통제하고 군의 정보·보안 정책의 발전을 총괄하도록 했다"라며 "신설되는 기관들의 감찰 책임자를 군무원 또는 외부인력으로 보임해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내부 통제 방안으로는 국방안보정보원의 활동기본지침을 제정해 국회에 보고하고, 정기적인 업무보고도 의무화하도록 했다. 또한 국방안보정보원에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찰위원회를 설치해 법령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등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한다.
아울러 분과위는 신설되는 부대의 설치근거를 법률로 제정하고, 인력 재배치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제반조치를 검토해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홍 위원장은 "방첩사 개혁은 국가안보의 핵심인 방첩과 보안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민주적 통제와 헌법적 가치를 보장하는 방향이어야 한다"라며 "이번 권고안이 군 방첩과 보안 기능의 전문성을 높이고, 각 기관이 본연의 임무에 매진하면서도 민주적 통제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방부와 관계기관은 이 권고안을 토대로 충분한 공감대 형성과 단계적인 이행을 통해, 안보 공백 없이 방첩사 개혁을 추진하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분과위 권고안을 토대로 세부 조직편성(안)을 마련하고, 2026년 완료를 목표로 법·제도 정비, 부대계획 수립 등 방첩사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12·3 비상계엄에 연루돼 논란이 된 또 다른 기관인 정보사령부 재편 방안에 대해선 이번에 자세히 다뤄지지는 않았다. 정보본부령 개정을 통해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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