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북극 개척·유럽 진출 필수 파트너…'60조 잠수함' 수주로 시작해야"
KIDA '잠수함 사업을 통해 본 한-캐 협력의 지향점' 보고서
"폴란드 잠수함 수주 실패 '유럽 블록화'…CPSP로 뚫어야"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한국이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수주하게 될 경우, 북극 개척과 유럽 방산 진출 분야에서 전략적 이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22일 최수온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의 '잠수함 사업을 통해 본 한국-캐나다 협력의 지향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캐나다 잠수함 수주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북국으로 해양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는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2400톤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할 신형 디젤 잠수함 도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는 3000톤급 디젤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려 하는데, 잠수함 획득 관련 비용만 최대 20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MRO 비용 등을 합치면 최대 60조 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16일부터 2박 3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친 뒤, 캐나다 오타와로 즉각 향한 것도 이러한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행보다. 한국은 독일과 최종 결선에 해당하는 '숏리스트'(적격 후보)에 선정된 상황으로, 캐나다 정부는 2026년 3월까지 양국 기업에 제안서 제출을 요청한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는 '북극 항로 시대를 주도하는 K-해양 강국 건설'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내세우고 내년도 예산을 5500억원가량 편성하는 등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보고서는 잠수함 수주를 통해 양국 방산 협력이 가시화되면, 연합작전 개념도 인태 지역에서 북극, 북대서양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위원은 "캐나다는 북극 항로·극지 해양환경·빙해 선박 운용 등에서 노하우를 가진 북극 국가"라며 "CPSP 수주가 성공할 경우 캐나다와 원해 작전 역량을 키우고 연합 초계 훈련 등을 시도할 만한 공간적 여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미국과의 동맹 네트워크 강화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자국 유지·보수·정비(MRO) 인프라를 미국 내 조선 공급망 재건에 투입하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CPSP 수주 성공으로 한국이 캐나다 조선 및 MRO 인프라와 협력하면 인태-대서양을 잇는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2030년까지 연 200억 달러 방산 수출을 달성하겠다는 한국의 'K-방산' 활성화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을 포함한 유럽 대륙은 한국의 주요 목표 시장 중 하나지만, 역내 협력을 중시하는 등 '방산 블록화'가 심화하고 있다. 최근 폴란드가 재래식 잠수함 수주 '오르카 프로젝트'에서 한국 대신 스웨덴의 손을 들어준 것도 이 같은 역내 협력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CPSP 수주에 성공하게 된다면 이는 나토 시장 진입을 위한 효과적인 교두보로 기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캐나다는 나토의 12개 창립회원국 중 하나이자 냉전 때부터 동맹 내 안보 역량에 기여한 국가"라며 "CPSP 수주 성공으로 한국산 플랫폼이 나토에 결합할 경우 한국은 전략적 파트너로서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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