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도 공급망 협의체 '팍스 실리카 선언'…"비시장적 관행에 대응"

외교부 "반도체 등 한국 기업 역량 바탕으로 공급망 안정에 기여"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팍스 실리카 서밋'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미국 주도로 한국과 일본 등이 참여하는 공급망 동맹체 '팍스 실리카'가 12일(현지시간) 유사 입장국 간 협력을 다짐하는 선언문을 채택했다.

13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 일본, 싱가포르, 네덜란드, 영국,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등과 첫 '팍스 실리카 서밋'을 개최했다.

참가국 가운데 네덜란드와 UAE를 제외한 7개국(미국 포함)은 회의 합의 사항을 반영한 '팍스 실리카 선언'에 공동 성명했다.

외교부가 공개한 선언문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이 우리의 공동 경제안보에 필수적임을 인식한다"라며 "우리는 투자안보 관행, 인프라, 인센티브 등 분야에서 공동의 노력을 통해 우리의 경제적 파트너십을 심화하기 위한 공동의 비전을 선언한다"라고 밝혔다.

선언문은 주요 협력 강화 분야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및 플랫폼 △프론티어 파운데이션 모델 △정보연결성 및 데이터 인프라 △반도체 △첨단제조 △운송 물류 △광물 정제·가공 △에너지 등을 제시했다.

선언문은 또 "우리는 진정한 경제안보를 위해 강압적 의존을 줄이고, 혁신과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비시장적 관행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한다"라며 "민간투자를 과잉생산 및 불공정 덤핑 관행 등 시장왜곡으로부터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언문에 중국이 직접 명시되진 않았으나, 해당 표현은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울러 선언문 참가국가는 "우리는 각국 전략 기업이 지닌 상호보완적 산업·기술 강점을 활용해 공급망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확장성 있는 접근법과 해결책을 모색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제이콥 헬버그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팍스 실리카 서밋이 세계 최고 첨단기술을 보유한 국가들이 모여 경제안보 강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새로운 파트너십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글로벌 인공지능(AI) 공급망 전반에 걸쳐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 간 필요성을 강조하고, 배터리·반도체·에너지 등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한국 기업의 역량을 바탕으로 공급망 안정에 기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차관은 또 팍스 실리카 서밋이 참여국 기업들을 위한 경제적 기회를 만들어내고,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 조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국들은 앞으로 세부 분야별 실무그룹을 구성해 구체적인 협력 과제를 발굴·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한국 기업의 강점을 살린 공동 투자·연구, 인력 교류 등의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후속 논의에 참여할 계획이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