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중·러 군용기 KADIZ 무단 진입에 공식 항의
9일 대마도 인근 KADIZ에서 1시간가량 비행…합참, 공군 전투기 띄워 대비
중·러 "연합 정찰 훈련의 일환…제3국 겨냥한 비행 아냐"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국방부가 10일 중국·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 사건에 대해 유선으로 엄중 항의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국제정책관이 중국과 러시아 국방 무관에게 이들 군용기의 KADIZ 진입과 관련, 전화로 항의와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오전 10시쯤 중국 군용기 2대와 러시아 군용기 7대가 동해 및 남해 KADIZ에 순차적으로 진입, 이탈을 반복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한 시간 남짓 지속됐으며, 영공 침범은 없었지만 한국 측이 사전 고지를 받은 상황도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군용기들은 독도 북동쪽 방면에서, 중국 군용기 2대는 이어도 방면에서 KADIZ로 진입해 비행했으며, 대마도 인근에서 만나 순차적으로 이탈했다. 합참은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에 대한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방공식별구역(ADIZ)은 자국 영공에 타국 비행체가 들어오기 전 침범 의사 등을 조기 식별하기 위해 관측 및 통신이 가능하도록 한 임의 구역으로, 주권을 가진 영공과는 구분된다. 다만 통상 타국 항공기가 ADIZ에 진입할 경우 해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는 게 관례로, 우리 정부는 인접국의 군용기가 KADIZ를 무단으로 진입할 경우 해당국의 주재 국방무관을 대상으로 항의의 뜻을 전달하거나 초치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는 2024년 11월 29일에도 KADIZ에 동시 침입한 적이 있었는데, 이 때도 국방부는 양국 국방무관에게 유선으로 재발 방지 노력을 촉구했다. 지난 3월엔 러시아 군용기 여러 대가 KADIZ에 진입하는 일이 잇달아 벌어져 역시 국방무관을 초치했다.
이날 중국과 러시아의 KADIZ 침범은 양국의 연합군사훈련 중 발생한 것으로 추측된다. 한국 국방부의 발표 이후 중국과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비행이 동해와 동중국해, 태평양 서부 수역 상공에서 진행된 연합 정찰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훈련엔 러시아 공군의 전략폭격기 투폴레프(Tu)-95MS, 중국 공군의 전략폭격기 H-6K 등이 투입됐으며, 공동 비행 시간은 8시간가량 지속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비행은 군사 협력 계획의 일환"이라며 "제3국을 겨냥한 비행이 아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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