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식 바뀐 캐나다…'중견국 네트워크' 구성해야 '60조 잠수함' 잡는다

북핵·미사일 위협 인식 높아진 캐나다
'인도·태평양지역 위협 공동 대응' 파트너로 밀착 모색해야

지난 10월 31일 해군 부산작전기지를 방문한 앵거스 탑쉬(중장) 캐나다 해군사령관(가운데)과 강동구(소장) 잠수함사령관을 비롯한 한국-캐나다 양국 해군 관계자들이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1/뉴스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한국이 12척의 잠수함을 건조하는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에 성공하기 위해선 인도·태평양 전략에 있어 캐나다와 공동 대응의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제언이 제기됐다.

방산 수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외교·안보 채널을 통한 '기반 다지기'가 필요한데, 한국의 경우 '대북 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중견국'이라는 캐나다와의 공통점을 파고들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5일 최수온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이 발표한 '한국과 캐나다의 전략적 연계성 분석: 인태 전략을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캐나다는 지난 2022년 9월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CSP) 관계로 격상해 국방 및 안보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7월 채택된 '한-캐나다 CSP 행동계획'에서 양국은 각국의 인태 전략을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틀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는 그해 11월 처음으로 개최된 '외교·국방(2+2) 장관회의', '한-캐나다 인도-태평양 대화' 출범 및 역내 작전의 공동 참여 확대 등으로 확장됐다.

최 연구위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캐나다는 한국이 유럽-대서양 안보에 더 큰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라며 "이는 주요 20개국(G20),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서울안보대화(SDD) 등에서 북핵 문제, 규칙에 기반한 해양 질서 중요성 등에 대한 공동 입장 표명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최 연구위원은 양국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대북 위협, 중견국 지위 등의 공통점을 지닌다고 봤다. 이런 접점에 기반해 양국이 인태 지역의 안보 위협 요인에 공동 대응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북한의 핵탄두 탑재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북미대륙으로 확장되며 캐나다 역시 북한을 인태 지역 내 직접적 위협으로 인식하게 됐으며, 이는 두 국가 간 외교적 공조를 강화할 여지가 커졌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또 캐나다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외교적 영향력, 한국의 첨단 군사 기술 및 지역 네트워크가 결합한다면 안보 역량 강화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며, 양국이 각 권역의 대표적인 중견국이라는 점은 이들 협력이 향후 미 동맹국 간 네트워크 협력의 모범적 사례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최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캐나다의 잠수함 사업을 수주한다면 양국 간 협력이 단순히 방산 분야를 넘어 인태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캐나다는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2400톤급 잠수함을 대체할 신형 디젤 잠수함 도입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유지·보수·정비(MRO) 비용 등을 합치면 최대 60조 원 규모로, 한국은 독일 기업과 함께 최종 결선에 해당하는 '숏리스트'(적격 후보)에 선정된 상태다.

최 연구위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이룬 국방 분야의 성과는 향후 방위산업 역량 강화와 수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캐나다 사업 수주로 한국이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며, 양국 간 인태 전략 연계를 시도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