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실리' 선호하는 2030…"북·중 비호감이지만, 균형외교는 중요"
국회미래연구원 조사…"2030, 감정적 호불호와 다른 실용 정책 선호"
-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2030세대가 진보·보수의 이념 구도와 차별화된 독자적인 '실용주의적 안보관'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외교안보 현안 인식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높고 중국·북한에 대한 비호감도도 전 세대를 통틀어 최상위권이지만, 가장 합리적인 외교 노선으로는 미중 사이의 '균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2030세대 중 미국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63%, 30대 62.3%로, 60대 이상(55.4%)보다 높았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도 20대 49.3%, 30대 45.7%로 고령층(24.8%)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반면 중국이 '싫다'라고 답한 비율은 20대 70.7%, 30대 70.8%로 60대 이상(54.1%)보다 높았고, 북한에 대한 비호감도 역시 20대 78.2%, 30대 73.5%로 60대 이상 보수층(75.5%)보다 높거나 이에 못지않은 성향을 보였다.
대북정책에 대한 인식에서도 2030세대의 선명한 정서가 드러났다. 연구원에 따르면 젊은 세대는 '북한과의 대화·타협'에 대해 가장 회의적 태도를 보였으며, 북한 체제에 대한 신뢰·긍정도는 전 세대 최저 수준이었다.
조사 대상 중 김정은 정권과의 대화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은 20대에서 53.7%, 30대에서 49.6%로, 60대 이상(42.4%)보다도 높았다. 북한 체제에 대한 신뢰·긍정 평가도 2030세대가 최저 수준이었다. 북한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한 비율은 20대 4.5%, 30대 4.1%에 그쳤는데, 60세 이상에선 오히려 8.2%로 전 세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적·정서적 강도에도 불구하고 실제 정책 선택에서는 실용적 접근이 두드러졌다.
합리적인 한국의 외교 노선에 대해 20대의 57.6%, 30대의 64.9%가 '미중 균형외교'를 선택해, 친미 정서가 강함에도 중국으로부터의 실익을 포기하지 않는 '전략적 유연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북핵 대응과 관련해 2030세대는 '한국의 독자 핵무장'에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20대의 22.5%, 30대의 19.5%가 독자 핵무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40대 이상에서 30% 이상이 독자 핵무장에 찬성한 것과 대비된다.
대신 20대의 50.7%, 30대 64.7%가 '미국의 핵우산 강화'를 선호했다. 이와 달리 40대와 60대 중 미국의 핵우산 보장을 선호하는 비율은 각각 45.2%, 41.2%였다. 이는 2030세대의 미국에 대한 호감도와, 독자 핵무장으로 인한 제재 우려 등을 감안한 '국익 중심 실리주의' 성향이 두드러진 결과로 분석된다.
연구원은 "'젊은 진보' 대 '장년 보수'라는 전통적 도식이 깨지고, 2030세대가 독자적인 안보관을 드러낸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이들은 이념보다 호감도에 기반한 선명한 친미·반중·반북 성향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정책적으로는 미중 사이 균형을 선택하는 실용주의를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한국 사회의 외교안보 담론이 과거의 이념적 구도를 넘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 8월 13~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은 주민등록인구 비례에 따라 무작위로 추출했으며 유·무선 전화조사(RDD) 방식으로 진행됐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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