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 남성 진입했는데" 신원 확인 없이 돌려보낸 지작사

위병소에서 적발 뒤 출입절차 안내하고 돌려보내
지정 작업복 미착용·어눌한 말솜씨 보였지만…'신원 확인' 없었다

자료 사진. ⓒ News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지난 10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에서 신원 미상의 외부인이 영내로 진입할 뻔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해당 부대는 신원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를 돌려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육군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순 오전 중년 남성으로 추정되는 A 씨가 지작사 위병소를 지나 영내로 진입하려다 저지당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A 씨는 인도가 아닌 차량 진입로를 통해 입구를 통과했으며, 출근 시간대의 혼란한 상황을 틈타 내부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미터를 걸어가던 A 씨는 위병소 근무자에게 적발돼 행정안내실로 인계된 후 출입 절차를 안내받았다. A 씨는 당시 공사 인부들이 주로 입는 조끼들을 착용하긴 했지만, 이는 외부인들의 신원을 확실하게 식별하기 위해 군에서 지급하는 작업복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또 어눌한 말씨였던 것으로 알려져 외국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원 미상의 외부인이 영내에 진입에 진입할 뻔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군이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것이 '부실 경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작사는 A 씨의 정체에 대해 "신원 및 국적은 확인된 바 없다"라고 답했는데, 그가 적발 당시 별다른 저항이 없었던 점, 관계자의 지시를 따라 순순히 밖으로 이동했다는 점 등을 들어 신원 확인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인이나 대만인이 공군 기지 인근에서 전투기를 무단 촬영하다 적발되는 등 외부인이 연루된 안보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신원 파악 등 기본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셈이다.

육군 관계자는 "위병소 근무자는 해당 인원이 진입하는 시점부터 감시, 추적하고 있었으며, 추후 그를 제지해 출입 절차를 안내했다"라며 "우천 시 및 아침 등 출입 인원이 집중되는 시간대의 경계 대책을 보강한 가운데 부대 방호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