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기념관, 106년 전 '한일관계사료집' 입수…복원 후 공개

고대부터 경술국치까지 739쪽 자료

임시정부가 1919년 국제연맹회의에서 대한민국 독립의 역사적 당위성과 일본의 식민통치 실상을 알리기 위해 편찬한 '한일관계사료집'. 2025.11.23. (국가보훈부 제공)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국가보훈부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임시정부가 1919년 국제연맹회의에 제출하기 위해 편찬했던 '한일관계사료집' 완질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사료집은 고대부터 국권피탈까지의 한일관계, 강제병합의 부당성과 식민통치 실상, 3·1운동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 정리를 담은 네 권으로 구성돼 있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지난해 미국 내 한인 소장자로부터 확보해 기증한 이 사료집은 총 739쪽 분량의 완질로, 편찬 당시 약 100질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온전히 남아 있는 사례는 매우 드물어 사료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제4부에서는 3·1운동의 원인·전개·일제 탄압과 지역별 참여 양상을 표로 정리해 객관성을 확보하고자 한 점이 특징이다.

임시정부는 1919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안창호, 이광수, 김홍서 등 33인이 참여한 임시사료편찬회를 조직해 편찬 작업에 착수했다. 불과 석 달도 안 되는 기간 긴박하게 작업이 진행됐으며, 같은 해 9월 23일 등사본 형태로 완성·배포됐다. 정부는 이를 통해 독립의 정당성과 일본 식민지배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했던 임시정부의 절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시정부기념관은 전달받은 사료집을 전문 복원처리와 소독 등 보존 과정을 거친 뒤 학술연구·전시·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등을 통해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김희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장은 "한일관계사료집 입수는 임시정부 역사와 독립운동 정신을 생생히 전달할 수 있는 뜻깊은 성과"라며 "복원·보존에 최선을 다해 국민 누구나 이 귀중한 자료를 직접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yoong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