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은 한국의 외교안보 정체성 전환의 무대"
전략연 "'실용외교' 기조가 APEC 성과의 밑거름"
"韓,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 첫발…새 국가 정체성 형성해야"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한국이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 첫발을 내디딘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4일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이수형 고문은 이날 발간한 '2025년 경주 APEC 정상회의, 글로벌 책임 강국의 첫 발걸음' 보고서에서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는 한국이 거둔 외교적 성과를 넘어 대내외에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입지를 천명하는 시간이 됐다"며 "이제 우리는 이에 부합하는 국민적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고문은 "APEC의 주역은 단연 개최국인 한국이었고, 외교적 성과도 기대 이상이었다"며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에서 돋보이는 성과가 있었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8월 말 미국 워싱턴D.C에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 때는 한국이 관세 협상에서 매우 힘든 입장에 있었지만, 이러한 난관을 뚫고 경주에서 극적으로 관세 협상을 매듭지으며 경제적 불투명성과 불안감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으로부터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을 얻어냈고,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연료봉 재처리 권한 확보를 위한 가시적이고 추가적 발판도 마련했다고 진단했다.
이 고문은 한중 정상회담의 주요 성과로는 △시대적 변화에 발맞춘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의 발전에 뜻을 같이하기로 합의한 점 △정부 간 정치적 신뢰를 확보하고 민간 차원에서도 우호적인 신뢰의 축적을 병행하기로 한 점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을 가동해 한중관계 현안 및 지역과 글로벌 이슈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한 점 △한중 경제 협력의 구조 변화를 반영, 수평적 협력에 기초한 호혜적 협력을 추진해 양국이 민생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 성과를 창출해 내기로 합의한 점 등을 거론했다.
특히 이 고문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취임 연설에서 국익 중심 실용외교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겠다고 천명한 것을 언급하며 실용외교 기조가 APEC 성과의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APEC으로 한국이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 첫발을 내디뎠다"라며 "앞으로 이에 어울리는 '새로운 국가 정체성'을 형성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그는 "지난 냉전 시대에는 반공 국가이자 동맹에 의존하는 허약한 국가 이미지가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의 주류를 차지했었다"며 "안보적 두려움으로 점철된 동맹에 대한 의존적 사고를 벗어나 자주적이고 호혜성에 기반한 동맹 사고, 자강과 포용의 태도, 다자적 협력을 통해 대화와 평화 국면을 만들고자 하는 평화외교 등이 국가 정체성의 주요 구성 요소가 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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