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얀마에도 조직화한 한국인 대상 스캠 조직 기승"

미얀마 교민 "한 명 감금한 뒤 '친구들 끌어들여라' 종용"
태국 접경지 '먀워디', '쉐 코코' 등에 범죄 단지 형성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 대상 취업사기 및 감금 사건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된 사례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사진은 16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온라인스캠범죄단지로 알려진 태자단지. 2025.10.1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캄보디아와 가까운 미얀마에서도 한국인을 타깃으로 한 취업사기·감금 등을 자행하는 스캠 범죄 조직이 기승하고 있다는 현지 교민의 전언이 나왔다. 교민사회에선 캄보디아 사태를 보며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라고 한다.

미얀마 양곤 지역에 12년째 거주 중인 교민 최진 씨(69)는 17일 뉴스1과 통화에서 "미얀마에서도 캄보디아에서와 비슷한 범죄가 이미 수년 전부터 발생하고 있었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캄보디아에서 철수한 조직이 미얀마 등 이웃 국가로 옮겨올 우려가 크다"라고 17일 말했다. 미얀마와 캄보디아는 태국과 라오스를 사이에 둔 가까운 나라다.

최 씨를 비롯한 교민들의 설명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도 지난 2022년쯤부터 한국인 청년들을 상대로 한 취업 사기·감금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미얀마와 태국 국경 인근에 위치한 먀워디(Myawaddy)와 쉐 코코(Shwe Kokko) 등에 '범죄 단지'가 조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지역에는 수년 전부터 중국인 불법 조직이 주축이 된 대규모 범죄 단지가 형성돼 있었는데, 과거에는 중국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이뤄지던 보이스피싱과 스캠 등의 범죄가 근 2~3년 전부터는 한국인에게까지 옮겨갔다는 게 교민들의 전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벌어진 뒤로는 범죄 조직이 정치 세력과 더욱 공고히 결탁하며 그 규모가 확대되고, 관리 체계 역시 다층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교민 A 씨는 "우선 청년 한 명을 감금하고 '네 지인들을 불러들이면 풀어주겠다'는 식으로 협박해서 범죄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교민사회에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범죄 예방 조치가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 씨는 "교민 대다수는 캄보디아 사태를 보며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라면서 "전부터 '입국카드를 쓸 때 대사관 차원에서 현지에서의 취업사기를 경고하는 내용의 유인물이라도 나눠줘야 한다'고 꾸준히 제안했는데, 실질적인 조치로 이어지지 못한 것 같다"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한편,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전날인 16일 동남아 메콩지역(캄보디아·베트남·태국·라오스·미얀마) 공관장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캄보디아 온라인 스캠 범죄가 인접국으로 확산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영사 조력을 제공하라"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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