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APEC…트럼프·시진핑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다룰까

대만 사안 다루며 자연스레 '주한미군 中 견제' 언급 가능성 제기
안보 견해차 큰 미중…경제 현안 공감대 우선할 수 있다는 반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각각 2025.04.04/2025. 03.05.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10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APEC 무대를 계기로 한미, 한중 정상회담도 가질 한국으로선 미중 간 '한미동맹 현대화' 사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지에 주목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시 주석과의 통화를 마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는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서 만날 것"이라며 본인이 내년 초 방중할 것이라는 점도 알렸다.

미중 정상이 동시에 한국을 방문하는 건 지난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이번이 13년 만이다. 경주 APEC 정상회의 '흥행' 요소가 확실하게 생겼다는 지적이다.

한국으로선 미중 정상이 북한 문제 등 한반도 사안과 관련된 내용을 다룰지가 중요하다. 특히 안보 분야에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시 주석의 직접적인 질문이 있을지 관심을 갖게 된다.

미중 정상이 대만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자연스레 주한미군에 대한 얘기가 오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최근 대만해협 등 회색지대에서의 도발 수위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2일엔 항공모함 '푸젠함'을 대만해협에서 시험 운항했다. 아울러 중국은 13일 미국 구축함 '히긴스'와 영국 호위함 '리치먼드'가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에 대해 "잘못된 신호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지난해 5월 23일(현지시간) 중국 군의 대만을 사실상 포위하는 대규모 군사 훈련에 대응해 대만 공군 F-16 전투기가 비행을 하고 있다. 2024.05.2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中, 한미동맹 사안 중 '주한미군 역할' 관심 많아"…대만 사안 다루며 언급 가능성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 열린 반민반관(1.5트랙) 비공개 회의에 참석했다는 한 한중관계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한미동맹 관련 사안 중 주한미군 역할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 현대화'라는 이름 아래 과거 북한 위협 대응에 초점을 맞춘 전통적인 군사 안보 개념의 한미동맹에서 미중 패권 심화 등 변화된 안보·전략 환경에 맞추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대만 해협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역할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주한미군은 중국 앞 항공모함'이라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7일 중국이 2022년 진행한 '대만 포위 훈련'을 언급하며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함께할 동맹의 역할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당시 발언을 두고 군 안팎에선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를 한국이 더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선 장기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관세 유예 및 무역 제한 완화 등 양국 간 경제 현안이 최우선으로 다뤄지고, 양국 간 견해차가 큰 안보 의제는 입장차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국 정상 모두 이번엔 상대적 명확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경제 현안에 집중하고, 안보 등 현안은 추후 이뤄질 회담에서 언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는 "안보 및 군사전략 부문의 경우 이견도 크고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려워 이번 회담에선 대만 지원 등에 대한 원론적 입장 확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라며 "미중 정상 모두 자국에서의 주요 현안인 경제적 부문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뒤 안보 분야는 추후 회담에서 논의를 이어가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imye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