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협력, '신냉전 구도' 신호탄?…"러-우 전쟁 종식돼야 판가름"
"우크라전 종전 이후 강대국 질서 재편 일어날 것"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최근 북한·중국·러시아 3국의 정상이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식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며 군사·경제 방면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에 대항하는 '일시적 연대'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15일 전재우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이 발표한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과 김정은 참석의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의 세력 균형 달성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안정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러-우 전쟁 이후 미국 중심의 역내 세력이 결집하자, 중국과 러시아는 2022년 이후 대북제재 강화 결의안에 반복적으로 반대표를 행사하거나 제재 이행에서 후퇴하면서 기존 체제의 실효성을 약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 연구위원은 "북한이 비핵화 불가 입장을 거듭 천명함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승절 행사에 김정은 총비서를 초청한 것은 중국이 '대(對) 한반도 비핵화'에 부여한 위상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라며 "전승절에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은 북한의 전략적 기조가 이전보단 더 중국에 수용된 형태일 가능성을 시사한다"라고 봤다.
전 연구위원은 미국과 러시아가 중국 전승절 직전에 이뤄진 종전 협상에서 '즉각 휴전' 이 아닌 '포괄적인 평화 협정 체결'로 선회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러-우 전쟁 종결이 강대국 간 관계 조정뿐만 아니라 전후 체제의 정치 안보 합의를 새롭게 재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중에서도 북한은 러-우 전쟁 발발 때와 마찬가지로, 종결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 연구위원은 예상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잦은 핵실험 이후 '관리 수준'의 제한적 교류만 이뤄지던 북중관계가 회복 단계로 접어드는 것에 주목했다. 종전 이후 강대국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다극화' 또는 '다극 질서'를 추구할 중국이 북한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 연구위원은 전망했다. 올해 들어 북중 교역 규모가 증가하고 고위급 인사들이 교류하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구체적 경제 협력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다만 전 연구위원은 북중러의 '3각 협력' 강화가 일각에서 제기되는 역내의 '신냉전 구도' 심화로 이어진다고 볼 단계는 아니라고 짚었다. 현재의 북중러 3국 관계는 전략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일시적 연대의 강화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 근거 중 하나로 전 연구위원은 지난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북중러 3국 정상이 대외적 메시지의 일환으로 공동으로 망루에 오른 모습은 연출했지만, 3자 정상회담은 개최하지 않은 사실을 언급했다. 여전히 상호 간 불신 및 우선순위에 대한 괴리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전 연구위원은 "다극화 진전 과정에선 북중러 및 인도가 일정 수준의 협력적 행보를 보이며 대미 전략적 지렛대를 강화할 수 있다"라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다극화가 실현된다면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 및 비대칭성 관리 차원에서 러시아와 북한 모두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할 것이며, 한국은 이때 북한과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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