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체결일에 전사'…김금득 하사, 72년 만에 외동딸 품에 안겨
작년 11월 철원서 유해 발굴…딸 김순임씨 "목이 메어 말이 안 나와"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6·25전쟁 당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28세의 나이로 산화한 호국영웅이 72년 만에 다시 가족과 만났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해 11월 강원도 철원군 원남면 주파리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제7사단 소속 고(故) 김금득 하사로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59명으로 늘어났다.
김 하사는 1925년 12월 경상남도 함양군에서 4남 3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다. 그는 6·25전쟁 중인 1951년 외동딸 김순임 씨를 낳았고, 1953년 1월 부인과 딸을 두고 군에 입대했다.
김 하사는 훈련 수료 후 7사단 소속으로 전선에 배치됐고, 1953년 7월 '적근산-삼현지구 전투'에 참전했지만 정전협정 체결 당일 전사했다. 고인은 전공을 인정받아 1963년 화랑무공훈장이 추서됐다.
김 하사의 신원 확인에는 유해와 함께 수습된 유품이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유해발굴 현장에서 고인의 인식표가 발견됐는데, 여기에 새겨진 이름을 병적기록부와 전사자 명부 등에서 찾아 유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김 하사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전라북도 익산시의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국유단은 인의 참전 과정 등을 설명하고 신원 확인 통지서와 귀환패 등이 담긴 함을 전달했다.
유가족 대표인 김순임 씨는 "아버지께서 군대에 가실 때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기억 때문에 항상 마음이 울적했다"라며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핏줄이라는 걸 느껴서 그런지 목이 메어 말이 안 나온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 씨는 이어 "TV에서 장병들이 유해발굴하는 모습을 봤는데 참으로 고생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감사함을 느꼈다"라며 "이제라도 아버지를 현충원에 안장해 도리를 다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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