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영변 핵시설 추가 공사 상당히 진척…'한반도 비핵화' 쉽지 않다
KIDA , '북한 핵무기 생산 능력 변화와 비핵화 고려 사항' 보고서 발표
북한, 2024년부터 고밀도 농축 시설 확장 정황 꾸준히 포착돼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북한이 단순 핵보유국 단계를 넘어서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생산 자체를 억제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22일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KIDA) 핵안보연구실장이 발표한 '최근 북한의 핵무기 생산 능력 변화 분석과 비핵화 고려 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023년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는 지시를 내린 후 꾸준히 핵무기의 양적 팽창에 집중하고 있다.
이 연구실장은 그 근거로 북한의 군사용 고농축우라늄(HEU)의 전략적 생산 거점으로 평가받는 영변 단지와 비공개 우라늄 농축시설의 유력한 후보지로 주목받았던 강선 시설에 핵 시설의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영변 단지엔 최근 전례 없는 대규모 핵물질 생산기지로 추정되는 시설의 건설이 상업용 위성 등에 꾸준히 목격되고 있다. 해당 시설은 북한의 또 다른 우라늄 농축 시설인 강선 단지와 유사한 외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실장은 "해당 건물의 직사각형 평면 구성 및 보조 기반 시설 배치 패턴은 원심 분리기 캐스케이드(집합체) 설치를 위한 설계 기준과 부합한다"라며 "공개된 건물 폭은 최소 두 줄 이상의 병렬 농축 라인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고농축 우라늄의 대량 생산 확보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의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강선 시설도 2024년 전후로 증축 구역이 신설 중인 모습이 꾸준히 위성 영상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이 2024년 9월 17일 공개한 김정은의 핵 시찰 사진의 경우 중앙 관제 시설 등 정교한 제어 설비와 병렬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를 고려하면 영변 시설보다 더 산업화된 고밀도 농축 시설의 전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보고서는 지금까지 드러난 자료를 기반으로 북한의 시설별 핵무기 생산 능력을 추정했을 때, 북한은 2025년까지 연간 우라늄탄, 플루토늄탄을 포함해 127~150발가량의 핵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실장은 "이 추세로 생산이 지속되면 북한은 2030년엔 201~243발, 2040년엔 344~429발에 이르는 핵탄두 보유가 이론적으로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의 농축 설비와 보유 광물 자원, 분산형 시설 운영을 감안한 수치로, 이는 북한이 고도화된 핵전력 구조로 진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라고 짚었다.
북한이 단순 핵무기 보유국을 넘어 생산 능력을 체계적으로 확장하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고려할 때, 이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 능력 확장을 제한하고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선 '위험 감소'를 핵심 전략으로 내걸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최종 목표로 삼되, 북한이 상당 규모의 핵탄두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역량을 갖추고 있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지연시키기 위한 양적 생산 제한, 국제기구의 실질적 검증 체계 도입 등을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실장은 "북한은 핵 능력 향상을 단순 '보유' 문제가 아닌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삼고 있다"라며 "조기 합의나 부분적 동결을 통해 생산을 제한하는 접근법을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제언했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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