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조태열 외교 "실용은 원칙이 굳건해야 신뢰 얻어"

21일 이임…"상상조차 못 한 일로 유종의 미 못 거둬 아쉽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2025.4.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실용은 원칙에 단단히 발을 딛고 섰을 때 비로소 신뢰와 설득의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라고 21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현재의 국제 정세를 '전대미문의 지정학적 대격변기'라고 평가하며 "(한국이) 강대국들 사이 전략적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확고한 원칙을 토대로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24년 1월 제41대 외교부 장관으로 취임해 약 1년 6개월간의 임기를 마쳤다.

그는 "두 달 가까운 오랜 시간 동안 장관 아닌 장관으로 남아있게 돼 참 민망했다"며 지난 정부에서의 계엄 및 탄핵 정국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로 중도 하차하게 된 미완의 정부의 외교부 장관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상외교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비상시국에서 "한미동맹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나토(NATO) 외교장관회의를 비롯한 다자 무대에서 훼손된 국가 이미지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2월 쿠바와의 수교에 이어 올해 4월 초 시리아와 수교를 맺은 것을 성과로 언급하며 "재임 기간 중 우리 외교의 오랜 숙원 과제였던 유엔 전 회원국과의 수교 완결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는 영광"을 누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조 전 장관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국 속에서도 그간 자신을 보좌해온 외교부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절대 고독'의 의미를 절감해야만 했던 절박한 상황 속에서 제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여러분들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가 아니었다면 아마도 외롭고 힘든 시간을 견뎌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하며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혼란한 정세 속에서 막중한 과제들을 남기고 떠나는 발걸음이 무겁다"면서도 "조현 신임 장관님의 리더십 아래 외교부 모든 식구가 하나가 되어 높고 험한 파고를 슬기롭고 담대하게 헤쳐 나가시리라 굳게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조현 외교부 장관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조 장관의 취임식은 이날 오전 11시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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