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SCO 정상회의, '북중러 3각 밀착' 가시화 분기점 될 수도

"北, 옵서버 참석 여부 주목"…최근 북·중·러 순차 회동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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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내달 중국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북중러 3각 협력'이 가시화되는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17일 제기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자안보·정치·경제 협의체인 SCO 정상회의는 내달 31일부터 이틀간 중국 톈진에서 열린다. 중러와 인도, 이란, 벨라루스 등 총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SCO를 통해 '반(反)서방' 결속을 도모해 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외부 간섭에 공동으로 저항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SCO 회원국 간 공동 연대를 강조한 바 있다.

올해 SCO 정상회의를 앞두고는 북중러 3자 간 순차적인 회동이 활발해진 모양새다. 그 때문에 중국의 '거리두기'로 성사되지 않았던 3각 밀착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최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예방하고 최선희 외무상과 '제2차 전략대화'를 가지며 북러 간 밀착을 강화하는 외교적 행보를 보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 방문을 마친 뒤 바로 베이징을 찾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났다. 두 장관은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이 중국 외교부의 공식 발표다. 3국이 한 자리에 모이진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3국이 정세에 공동 대응하는 모습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3일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 제공) 2025.07.13.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전문가 "北, SCO에 옵서버로 참석 가능성 있어 주목해야"

러시아는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북한과 중국을 자신들의 우군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북한과는 '군사 동맹' 수준의 조약을 맺고 상호 지원과 교류를 강화했지만,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중국은 소위 '불량 국가'들의 동맹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중국의 스탠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자신들을 '유일한 위협'으로 규정한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 우군이 필요한 중국은, 미국에게 나름의 레버리지가 있는 러시아와 북한을 껴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올해 SCO 정상회의에 북한이 '옵서버'로 참석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SCO에 북한이 옵서버로 참여하는 경우, 중국도 전략적으로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중러 주도의 다자회의체에 참여할 경우 북중러 3각 협력이 드디어 본격화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두 센터장은 "현재 러시아의 행보를 보면 국제사회가 '다극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북한을 지역 다자기구에 포함하려 하는 모습들이 엿보인다"라며 "향후 북한을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가입시키려 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CSTO는 옛 소련권 안보협의체로 러시아와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으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는 CSTO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에 대항하는 기구로 활용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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