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문가 "美의 '중국 포위' 시도, '트럼프의 역설'로 제한될 것"

[황재호가 만난 중국] 텐스천 글로벌거버넌스 연구원 총재 인터뷰
"주한미군 감축, 美 '전략적 수축'과 '헤게모니 유지' 내재적 모순"

편집자주 ...이재명 정부는 그간 소원했던 한중관계를 관리·개선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러나 양국 국민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는 여전히 낮은 듯하다. 중국에서 직접 중국 사람들을 만나 찾은 '숨겨진 시선'을 중국 전문가인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가 전한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서울=뉴스1)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 = 지난달 24일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과 희토류-반도체 등 관련 공급망 갈등을 봉합하는 사실상 '정전 합의'에 서명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30%, 중국의 대미 관세율은 10%로 내렸고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재개,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 체류 허용, 미국의 대(對)중국 첨단 반도체 및 관련 기술 수출 통제 완화 등을 담은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다. 양국 모두 경제적 부담이 큰 경제 갈등은 피하려 하겠지만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대립과 갈등은 언제든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인 글로벌거버넌스연구원(Global Governance Institution)의 텐스천 총재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중국인민해방군 해군 상교(대령) 출신으로 우한대 국제법 박사이다. 현역 시절 중국 국방부 신문국과 외사판공실에서 대외 및 미디어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미중관계에 대해 평가한다면.

▶역사적으로 중미관계는 끊임없이 변동해 왔으며 대체로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다만 현재는 경쟁 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미국의 대중 전략적 경쟁과 기술적 압박은 지속해서 강화되고 있다. 무역 마찰과 이데올로기적 대립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협력은 미국이 대중 수요로 인해 필요한 분야에 한정돼 있으며 최종 결과는 양국의 실력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미래의 미중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미래의 중미관계는 미국이 '제로섬' 사고방식을 버릴 수 있는지에 달렸다. 미국이 중국을 전략적 경쟁 상대로 보는 상황에서 양국 관계의 저점은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다. 중국은 핵심 이익을 해치는 헤게모니 적 행위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 미국은 오바마 시절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하려 했지만, 여전히 많은 제약 요인이 존재한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의 '샹그릴라 대화' 연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미 국방장관은 샹그릴라 연설에서 '중국 위협론'을 다시 제기하며 아태 지역에 '안보 함정'을 파는 노력을 지속했다. 중국의 위협을 부풀려 각국이 안보 투자를 늘리고, 자신들은 '산 위에서 호랑이 싸움을 지켜보는' 식의 갈등을 유발해 역내 국가들의 국력과 자원을 약화시켜 최종적으로 '일석다조'의 효과를 얻으려는 전략이다.

텐스천 글로벌거버넌스연구원 총재.(황재호 교수 제공)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동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여전히 핵심 정책인가.

▶여전히 핵심이며 목표는 중국을 억제하고 약화시키며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두 번째 임기에는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제4도련선' 구축과 미국-일본-필리핀 군사 협력 강화, 동맹국의 군사비 분담 촉진 등을 통해 대중 전략적 포위를 확장할 것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트럼프의 거래적 성격과 중국 주변의 미국의 동맹국과의 역학적 관계로 인해 제한될 것이다.

-'주한미군 감축설'은 미국의 글로벌 군사 전략에 어떤 의미를 갖나.

▶이는 미국의 글로벌 전략의 구조적 조정을 반영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감축과 동맹국에 '자구책'을 요구함으로써 군사 자원을 인태 지역에 집중해 중국을 억제하려 한다. 이는 미국의 '전략적 수축'과 '헤게모니 유지' 사이의 내재적 모순을 드러낸 것이다.

-한중은 군사 분야의 상호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한중관계 속 군사 분야는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는 기반 위에서 안정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첫째, 전략적 상호 신뢰를 강화해야 하며, 한국은 중국의 전략적 의도를 직시했으면 한다. 둘째, 양국 간 해상 및 공중에서의 긴급 상황을 적절히 관리해야 하며, 한국은 과도한 민감성을 극복해야 한다. 셋째, 비전통적 안보 분야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예를 들어 북극 항로 활용, 인공지능 관리, 예비역 군 교류 등을 할 수 있다.

-이란 문제는 어떻게 봤나.

▶이란 문제는 다양한 복잡한 요인의 종합적 작용에 달려 있다. 첫째, 이란이 발전과 안보를 조화롭게 관리할 수 있는지 여부다. 약화한 이란은 바둑판의 '알'이 될 수밖에 없는 상태다. 둘째, 미국이 이스라엘에 끌려들어 가 중동의 늪에 빠지는 것을 피할 수 있을지다. 셋째, 이스라엘이 이란에 얼마나 많은 숨 쉴 시간을 줄지, 이스라엘의 다음 공격이 언제일지다.

-중국의 대만 침공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은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고 단호하며 절대 변하지 않았다. 대만은 중국의 불가분한 일부이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미관계의 정치적 기반이다. 중국은 어떠한 형태의 외부 간섭을 단호히 반대하며, 평화적 통일을 위해 성의를 다하겠지만, 유사시 무력 사용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