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이다, 안내하겠다"…군사분계선 넘어 수풀 숨은 北주민 신병 확보(종합)

군, 100m 떨어진 곳서 접촉해 유도 작전…관계기관 남하 과정 조사

4일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전날인 3일 밤 중서부 전선에서 북한 인원 1명이 MDL을 넘어왔다. 이 인원이 군인인지, 민간인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허고운 김예원 기자 =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인원 1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한으로 내려왔다. 우리 군은 이 인원의 신병을 확보해 남하 경위를 조사 중이다.

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3일 새벽 3~4시쯤 우리 군은 비무장지대(DMZ) 감시장비로 중서부 전선 MDL 일대에서 미상 인원 1명을 식별했다.

수심 1m 이내의 하천에서 발견된 해당 인원은 수풀에 숨어 낮까지 거의 움직이지 않아 식별이 어려웠으나, 야간에 이동하기 시작했다.

군 관계자는 "연천과 파주 사이 지역인 것으로 보인다"라며 "북한이 경계선화(단절 조치)를 한 지역은 아니고, 하천이 MDL인 지역이다"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남북 접경지 일대에 장벽을 쌓고 지뢰를 매설하는 등 단절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강과 하천 일대에는 이같은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 작전팀은 이 인원과 약 100m 떨어진 곳에서 최초 접촉해 비무장 상태의 남성임을 확인한 뒤 유도 작전을 실시했다. 이 인원은 자신이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작전팀은 북한 주민에게 접근해 "우리는 대한민국 국군이다. 안전하게 안내하겠다"라고 말했고, 이 인원은 특이 행동 없이 곧바로 우리 군을 따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후 밤 11시쯤 DMZ로 나와 안전한 곳으로 함께 이동했다.

우리 군은 관계기관에 이 인원을 인도해 현재 남하 이유 및 과정 등을 조사 중이다. 해당 주민의 귀순 의사 표시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합참은 "세부 남하 과정에 대해선 관계기관에서 조사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8월 8일 북한 주민 1명이 썰물을 틈타 한강 하구 중립 수역을 통해 걸어서 귀순했고, 같은 달 20일엔 북한군 1명이 강원도 고성 동해선 인근 MDL을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또한 9월 17일엔 북한 주민 1명이 무동력 소형 목선을 타고 서해 백령도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귀순했다.

우리 군은 북한 인원이 남쪽으로 내려올 때마다 감시장비로 포착해 정상적으로 유도 작전을 수행해 신병을 확보해 왔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