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 '전공연계 배치' 5년 성적표..."6000명 전공 살려"

복무기관은 '일 잘하는 사람', 청년들은 '진로 설계하는 병역이행' 1석 2조

정진학교에서 장애학생 활동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원철 사회복무요원.(병무청 제공)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대학교 실습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수업 운영 방식이나 장애 학생 개별 지원에 관한 소중한 현장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생긴 책임감과 보람은 제 진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요.

서울 구로구의 장애인 특수학교 정진학교에서 복무 중인 장원철 사회복무요원의 말이다. 특수체육교육학을 전공한 장 씨는 교육 전공을 우선 선발하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정진학교에 배치돼 활동 지원 업무를 맡고 있다.

수업과 식사 보조, 등·하교 안전 지원 등 학생들과 함께하는 매 순간이 그에겐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에 접목하는 시간이다. 함께 생활하는 교사들로부터 진로에 대한 조언을 받기도 해 사회복무요원 복무가 개인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장 씨는 전했다.

29일 병무청에 따르면 '전공과 연계한 복무기관 배치 제도'가 지난 2020년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누적 6000여 명이 자신의 전공을 살려 공공서비스 현장에서 활약했다.

전공 연계 배치 제도는 사회복무요원 복무 분야 8개 중 행정을 제외한 복지·교육·보건·의료·문화·환경·안전 등 7개 분야에 관련 전공자를 배치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사회복지학 전공자는 사회복지시설로, 교육 관련 학과 전공자는 학교 등에 복무하는 방식이다.

특히 사회복무요원이 직접 복무할 기관과 일자를 선택할 수 있는 '소집일자/복무기관 본인선택'에서는 전공자 우선 배치가 필요한 특수학교·복지시설 등에 전공자를 최우선 선발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에서 상담업무 중인 조영석 사회복무요원.(병무청 제공)

제도 도입 이후 교육·문화 분야에서 5년간 총 2600명 이상이 배치됐고, 복지 분야도 매년 400명 이상의 전공자가 꾸준히 배치되고 있다.

병무청은 "전공과 연계된 복무기관 배치는 사회서비스 이용자에게는 더 나은 서비스, 복무기관에는 효율적인 인력 운영이라는 장점이 있다"라며 "청년에게도 실무 경험과 진로 설계 기회를 제공해 병역 이행이 사회 경력으로 이어지는 상생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앙보훈병원에서 근무 중인 조영석 사회복무요원도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업무 수행을 하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복무를 시작하던 조 씨는 제도를 알게 된 후 지원했고, 현재 보훈대상자들의 입원 안내와 상담을 담당하고 있다.

조 씨는 "전공 분야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것은 충분히 자기 계발이 가능한 환경"이라며 "의무복무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가와 국민에게 꼭 필요한 사회서비스 분야에 사회복무요원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할 것"이라며 "전공자 연계 선발을 확대해 청년들에게 병역 이행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