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은 '개혁'·외교는 '안정'·남북관계는 '관리'…외교안보 인선 키워드
국방장관에 민간 출신의 안규백…비상계엄 적폐 깨는 '문민통제' 추진
외교장관엔 정통 외교관 출신 조현·통일장관엔 '돌아온 베테랑' 정동영
- 허고운 기자, 정윤영 기자,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정윤영 유민주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첫 외교안보 부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발표됐다. 이번 인선의 키워드는 '개혁'(군)·안정(외교)·관리(통일)'로 요약할 수 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인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관에 임명된다면 '군 개혁'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다. 안 의원은 1961년 5·16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민간 출신의 국방장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12·3 비상계엄에 동원된 군을 군인의 시선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춰 바꾼다는, '문민 통제'라는 만만치 않은 과업을 이끌어야 한다.
군 내에서는 '예상된 인선이었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군 조직의 폐쇄성을 척결하고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했고, 안 후보자는 일찌감치 새 정부의 첫 국방장관 1순위로 거론돼 왔다.
안 후보자는 군 관련 정책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18대 총선에 처음으로 당선된 이후 22대 총선까지 내리 당선된 5선 중진 의원이다. 특히 20대 국회 초반 국토교통위원회에 몸담은 것을 제외하곤 줄곧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국방·안보 정책을 다뤘다.
안 후보자는 개혁 성향이 강하지만 여야, 원내외, 군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군의 한 인사는 "안 후보자는 합리적이며 신사적인 인물"이라며 "그 누구보다 군을 잘 알고 이해하는 인물인 만큼 군심(軍心)을 다독이면서도 필요한 개혁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현 전 주유엔 대한민국대표부 특명전권대사는 복잡한 외교 현안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외교 현안에 대해 이념적 접근보다는 실용적 해법을 모색하며 '중도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아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를 구현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 후보자는 주유엔 대표부 대사로 재직하며 국제기구 및 다자외교 분야의 경험을 쌓았고 국제경제국장으로 일하며 통상 문제 경험도 풍부하다. 특히 외교부 1, 2차관을 모두 역임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관세와 안보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는 대미 외교를 포괄적 시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실무자급으로 왕성히 활동할 때가 과장 때인데, 조 후보자는 과장 때 통상 업무를 담당했었다"라며 조 후보자가 관세와 통상 문제를 해결을 위한 적절한 솔루션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조 후보자는 '차분하고 격의가 없으면서도 대범하다. 외교부의 모든 업무를 통달했다'라는 평가를 받는다. 차분하고 부드러운 성품으로 선후배와 두루 잘 지내온 조 후보자는 이견을 소신 있게 말하는 조직 문화 정착에도 일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6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제31대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을 지냈다. 남북관계가 가장 어려울 때 '베테랑'이 돌아온 셈인데, 그 사이 5선 중진 의원이 된 그를 맞는 통일부에선 기대감도 느껴진다.
정 후보자는 악화한 남북관계를 관리해 긴장을 완화하고 궁극적으로는 남북 대화를 부활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대북전단 살포 중지,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등 대북 유화책을 선제적으로 내고 있는 상황에서 정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면 긴장 완화 및 소통을 위한 정책이 더 광폭으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통일장관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4년 김일성 주석 사망 10주기를 맞아 남측 민간단체 일부가 조문을 위해 방북하려 했으나 이를 불허했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남북관계가 다소 경색되자 정 후보자는 직접 북한의 통일전선부의 카운터파트였던 임동옥 제1부부장에게 여러 차례 서한을 보내 경색을 푼 바 있다.
또 2005년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독대하고, 북한의 북핵 6자회담 복귀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개성공단의 첫 생산품인 '통일냄비'가 나왔을 때 통일장관도 정 후보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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