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 제공하고 경호도 해주고"…서로 도우며 공습 공포 견디는 교민들

이스라엘 교민 피난에 인접국 요르단 한인들 적극 도움 나서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부 해안 도시 헤르츨리야에 있는 한 건물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이후 화재가 발생,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06.17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선임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격화로 하루하루가 위기지만 현지에 거주하는 교민들은 서로 도우며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피난에 나선 분들을 위해 다른 교민이 '경호'에 나서고, 인접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무료 홈스테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강근 재 이스라엘 한인회장은 18일(현지시각) 뉴스1과의 통화에서 "공습으로 일부 교민들이 급하게 요르단으로 대피한 상황에서 많은 요르단 교민들이 나서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요르단 교민들이 자신의 집 한편을 무료로 제공해 주면서 피난을 간 교민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됐다"라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해 이란의 군사시설과 핵시설 등을 선제공격하고 이란의 반격이 곧바로 시작되면서 중동 사태는 격화됐다. 미국이 곧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며 '참전'할 가능성도 커지는 등 사태는 악화일로다.

이에 이스라엘 한인회는 지난 15일 요르단에 선발대 6명을 보내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다음날인 16일 버스를 통해 교민 23명을 요르단으로 대피시켰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도 있었지만, 교민들의 단합이 안전한 피난을 가능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요르단 한인회 측은 버스가 예루살렘에서 요르단 국경을 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베테랑 가이드'들을 소개해 줬다고 한다.

정부 역시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을 통해 버스 전세 비용을 부담하고, 국경까지 이동하는 경로에 호송대를 지원했다. 요르단 주재 공관에서도 영사가 현장으로 파견돼 출입국 관련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브네이 브락에 있는 한 건물이 이란의 공격으로 무너진 모습. 25.06.1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예슬 기자

대피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들도 있었다고 한다. 업무차 며칠 동안 팔레스타인 예리코(여리고) 지역을 방문한 한국인 A 씨는 공습 직후 인접국으로 대피하기를 원했는데, 이스라엘 측에서 군 허가증을 요구하며 발이 묶였다고 한다.

이스라엘에서 군 복무를 한 한인 청년 이헌재 씨(26)가 대사관을 통해 A 씨의 사정을 전해 듣고, 자차로 A 씨를 '구출'했다고 한다. 이 씨의 확실한 신분이 이스라엘 측을 설득하는 데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으로 임시 대피한 교민들 중 일부는 전날인 17일부터 한국과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가능 항공편에 속속 올라타고 있다. 요르단 교민들은 이들을 공항까지 '경호'하면서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한다.

이 회장은 "이동 중 인근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방공 사이렌이 울려 다 같이 숨을 죽인 순간도 있었다"며 "대규모 공습으로 인해 정신이 없고 무서운 상황이지만, 얼굴도 본 적 없는 교민들끼리 서로 발 벗고 돕는 모습에서 한국인들의 '정'을 느끼고 있다"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외교부는 이란 전 지역과, 이스라엘 일부 지역의 여행경보를 상향 조정해 해당 지역에 체류하는 국민들에게 '출국권고' 조치를 내렸다. 외교부는 여행경보를 1단계 일상적 유의, 2단계 여행 자제, 3단계 출국 권고, 4단계 여행 금지 등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외교부는 "공관의 안내에 따라 가급적 신속히 출국해 주시고, 해당 지역을 여행할 예정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여행을 취소·연기해 주기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중동 지역의 정세를 면밀히 예의주시하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지속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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