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때 100회 넘게 비행한 90대 조종사, 현충일 시구 참석
동료 조종사 손자인 현직 조종사가 시타
행사 이후 야구장 상공서 기념 비행…공군 "소음 양해 부탁"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현충일을 맞아 6·25 전쟁에 참전한 전직 조종사와 현직 공군 조종사가 함께 공을 주고받게 됐다.
공군은 오는 6일 서울 송파구 서울종합운동장 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KBO리그 두산베어스 대 롯데자이언츠 경기에 6·25 참전 조종사인 김두만 장군(98)이 시구자로, F-15K 조종사 강병준 소령(33)이 시타자로 나선다고 밝혔다.
강 소령의 할아버지는 1990년에 세상을 떠난 고 강호륜 장군(학사사관 3기)으로, 김 장군(학사사관 5기)의 선배 조종사이기도 하다. 1948년 미군으로부터 L-4 항공기를 인수해 서울 상공을 최초 비행한 조종사 중 한 명이며, 평양 대폭격 작전 등 전쟁에 총 78회 출격했다. 정부는 공로를 인정해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등을 추서했다.
김 장군은 6·25 전쟁 시 102회 출격한 참전 조종사로, 대한민국 최초로 100회 출격을 기록했다. 공군 작전사령관, 제11대 공군참모총장 등을 역임했으며 을지무공훈장, 은성충무무공훈장 등을 받았다. 현재는 김신장군기념사업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두 사람은 여의도, 제주 등 여러 기지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전시엔 한국 공군 최초 단독출격 작전, 지리산 공비 토벌 작전 등을 같이 수행했다.
강 소령은 2015년 공군 학군사관 42기로 임관해 지금은 제 11전투비행단 제102전투비행대대 3편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2021년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페리 조종사로 참가했으며, 주변국들의 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 진입 시 여러 차례 출격해 전술 조치를 실시한 조종사다. 2020년 국군 전사자 유해 송환에서 엄호 비행을 맡기도 했다.
시구·시타 이후엔 F-15K 4대로 구성된 편대가 잠실야구장 상공에서 기념 비행을 실시한다. 사전 훈련은 5일 오후 5시부터 30분간, 본 비행은 6일 오후 5시부터 30분간 진행된다. 공군은 전투기 비행음 때문에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인근 주민들의 양해를 당부했다.
김 장군은 "강 장군의 손자가 훌륭하게 커서 F-15K 조종사가 된 걸 보니 기쁘다"라며 "안전하게 비행을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강 소령은 "할아버지께서 오늘 모습을 보셨다면 얼마나 뿌듯하셨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울컥했다"며 "할아버지와 김 장군처럼 대한민국을 굳게 수호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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