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군축도, 비핵화도 아닌 북핵 협상 '제3지대'?…틀 따르지 않는 트럼프

北 '흥미' 돋우며 '전통적 외교' 아닌 '거래적 외교' 추구
전문가 "美, 결국 '비확산' 원칙은 스스로 부정 못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한 논란의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향후 북핵 협상이 열린다면 전통적인 외교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의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은 꺼지지 않고 있다.

브라이언 휴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그랬던 것처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가 유지되고 있음이 일면 확인된 셈이지만, 이 발언만으로 모든 상황이 과거와 같아졌다고 보는 전문가는 없는 듯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수장인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는 환상이라는 지적에 "더 광범위하게 대북 정책을 살펴봐야 한다"라며 CVID라는 개념을 더 이상 적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특히 '탑다운' 방식을 기반으로 한 협상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고려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목표'를 설정한 협상을 준비하기보단 협상 그 자체를 목표로 삼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통적인 외교의 틀에서 북한의 비핵화 혹은 핵군축을 목표로 선언하고 협상을 시작하기보다는, 일단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협상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데 주력한 뒤, 협상판이 꾸려지면 상대방에 맞춰 다시 목표를 설정하는 '거래식 외교'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후, 김 총비서와의 '특별한 친분'을 과시하며 그와 다시 만날 계획이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북한의 관심을 끌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취임 전에 일찌감치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수석 부보좌관에 북한과의 협상 경력이 있는 알렉스 웡을 발탁하고, 북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특별임무대사에 측근 인사인 리처드 그레넬을 임명한 것은 실무적 준비도 발 빠르게 준비하겠다는 의도인 동시에 역시 북한을 향한 손짓으로 해석됐다.

북한도 조용하지만 반응을 보이는 듯하다. 김 총비서는 최근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현지 지도하며 '핵방패 강화'를 언급했는데, 이는 협상의 측면에서는 비핵화의 문턱을 높여 협상력을 제고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조용하지만 제각기 바쁜 북미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온전히 수립된 뒤 접촉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 문제는 기본적으로 북미 협상에 관여하고 싶은 한국의 입장을 미국이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다.

비상계엄 사태 후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한미 정상급 소통이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의 의중을 빠르게 파악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성안 과정에 최대한의 입김을 불어넣어야 하는 것이 현재 한국 외교의 과제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그의 의중은 정책보다도 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개인적인 생각과 의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 든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