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기시다 '가슴 아프다' 발언,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
"과거사 '반성·사죄' 포괄적 계승의 연장선상으로 해석"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엔 "국민 우려·불안 꼼꼼히 확인"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7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힌 데 대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의견을 표했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8일 YTN '이브닝 뉴스'에 출연, 기시다 총리가 전날 한일정상회담 뒤 공동 회견에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 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힌 사실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기시다 총리의 해당 발언은) 상당히 의미 있는 언급"며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받아들이는 포괄적 계승의 자세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오는 19~21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참석을 계기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참배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처음 있는 일"이라며 "따뜻한 마음의 표현, 진정성 있는 행동이 돋보였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일부에서 한일 정상의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가 일본의 이른바 '피해자 코스프레'이용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선 "그렇지 않다"며 "(일본의) 진정한, 순수한 뜻으로 받아들이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박 장관은 한일정상 간 합의에 따라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내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과 관련해 오는 23~24일 우리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선 "여러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전체적으로 우리 국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느냐 아니냐에 대해 우리 나름대로 판단해 일본과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는 국민 건강·안전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며 "객관적·과학적·국제적인 기준에 맞춰야 한다. 현재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단에 한국 전문가도 들어가 있지만, 그와 별도로 한일 양자 간에 이 문제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시찰단을 파견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장관은 '시찰이 아닌 검증을 해야 한다'는 일부 지적엔 "표현상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우려·불안 등을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윤 대통령이 전날 회견에서 한미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일본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물음엔 "윤 대통령이 일본에 '워싱턴 선언'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고, 일본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앞으로 '워싱턴 선언' 통한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잘 정착시켜 운영하면서 일본과도 그런 협의를 진행해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박 장관은 "(한미 NCG는) 양국 간 협의를 통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한미 간 운용을 원활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박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독도 관련 문제나 한일 간 '초계기 갈등'이 언급됐는지에 대해선 "내가 기억하는 한 독도나 초계기란 말은 나오지 않았다"며 "독도는 역사·지리·국제법적으로 우리 고유 영토이고, 이와 배치되는 일본의 어떤 부당한 주장도 용납할 수 없다는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한일 군사당국 간 협력의 걸림돌이 돼온 '초계기 갈등' 즉, 2018~19년 당시 일본 자위대 초계기가 우리 해군함을 향해 근접 위협 비행한 사건을 둘러싼 양국 간 진실 공방에 대해선 "한일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생겼기 때문에 양국 당국이 긴밀히 소통하며 풀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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