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FA-50 수출, 말레이 다음은 이집트… 미국도 준비 중"

호주에도 의사 타진… "고등훈련·전술훈련 모두 가능"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 News1 이창규 기자

(애벌론(호주)=뉴스1) 이창규 기자 = 최근 말레이시아와 FA-50 경공격기 수출계약을 맺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이집트와 미국으로까지 시장을 확장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거듭 다졌다.

강구영 KAI 사장은 1일(현지시간) 호주 '애벌론 국제에어쇼' 계기로 열린 방산전시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집트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강자"라며 "당장은 이집트 (수출) 사업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이집트는 (1차로) 36대를 도입할 계획이고, 2차로 가면 아마 100대까지 갈 수 있는 큰 시장"이라며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AI는 지난달 24일엔 말레이시아에 FA-50 18대를 판매하기 위한 1조2000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강 사장은 "(동남아시아에선)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3국 시장이 중요하다"며 "그동안 다른 국가들의 FA-50 운용을 보며 말레이시아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수출로 동남아 벨트가 완성됐다고 보고, 앞으로 기존 훈련기뿐 아니라 헬기 시장까지 더 확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AI는 현재 호주 공군이 '전술입문기'로 운용 중인 '호크'(Hawk)의 경우 조종사가 첨단 항공무기체계를 익히기엔 부족한 점이 있다는 점에 주목, FA-50을 앞세워 호주와의 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강 사장은 "FA-50을 이용하면 고등훈련과 전술훈련이 모두 가능하다는 점을 오늘 호주 공군 측에 설명했다"며 "동일한 플랫폼이면 기종 전환없이 훈련이 가능하고 훈련시간도 줄어들어 (조종사) 양성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군 FA-50 경공격기. 2021.10.2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강 사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제 무기들이 고전하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해서도 KAI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전 세계 국가의 3분의1이 러시아제 무기를 사용하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서방 무기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그걸 최초로 실행에 옮긴 국가가 폴란드"라고 전했다. KAI는 작년에 폴란드에 FA-50 48대를 수출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헀다. 약 4조원 규모다.

이와 함께 강 사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열의도 보였다. 강 사장은 "최종 목표는 미국으로 KAI의 수출 벨트를 완성시키는 것"이라며 "올해 사전 준비를 한 뒤 내년에 올인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 진출해야 1000대를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비행기가 나는 곳이 미국 하늘이다.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건 KAI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우리 플랫폼 1000대가 전 세계적으로 날 수 있다는 건 애프터마켓이 커진다는 걸 뜻한다"고 부연했다.

강 사장은 우리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애벌론 에어쇼 참가에 따른 홍보 효과도 기대했다.

블랙이글스는 KAI의 T-50 고등훈련기를 기반으로 만든 T-50B 공중곡예기를 운용한다. FA-50의 모체가 되는 기체가 바로 T-50이다.

강 사장은 "무기체계를 판매하는 게 과거엔 플랫폼 위주였지만 지금은 운용이 핵심"이라며 "우리 군의 운용 노하우로 에 따른 데이터가 좋은데다 운용비도 저렴한 편이라 전 세계 바이어들이 주목하고 있다. 우리 공군의 데이터가 KAI가 마케팅하는 데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이날 KAI의 비행기 제작 및 안전 관리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조종복까지 입고 인터뷰에 임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