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지·식별부터 재밍·레이저 요격까지… 무인기 잡는 '드론돔' 관심

이스라엘 라파엘 개발… '레이븐'급 무인기 10㎞ 밖부터 탐지
주파수 탐지로 새떼·풍선과 구별… 영국·이탈리아 등 운용 중

이스라엘 라파엘사의 드론돔.(라파엘사 제공)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작년 말 북한 소형 무인기의 서울 상공 침투사건 이후 무인기 탐지·식별체계부터 소프트킬(비물리적)·하드킬(물리적) 등을 활용한 요격체계까지 국내외 방산업체에서 개발 중이거나 이미 출시한 대응 장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스라엘 국영 방산기업 '라파엘'이 만든 소형 무인기 대응체계 '드론돔-ER'도 그 중 하나다.라파엘은 미사일 요격 체계 '아이언돔'을 개발한 곳이다.

드론돔-ER은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고 요격까지 할 수 있는 '올인원'시스템이다.

5일 제작사 라파엘에 따르면 드론돔은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4기와 △무선주파수(RF) 스캐너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 △재머(전파교란 장비) △레이저 대공무기 △이 모든 체계를 통합해 원격 통제하는 운용 툴 등 6개 장비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AESA 레이더는 북한이 작년 무인기 도발 때 동원한 것보다 크기가 작은 레이더 반사면적(RCS) 0.01㎡의 RQ-11 '레이븐'급 무인기를 10㎞ 밖에서부터, RCS 0.1㎡급 무인기는 40여㎞ 거리에서부터 탐지할 수 있다.

드론돔엔 방위각 90도의 AESA 레이더 4기가 탑재돼 있어 360도 전 방위 탐지가 가능하다.

드론돔의 RF 스캐너는 무인기나 항공기가 발신하는 주파수를 수집해 AESA 레이더가 탐지한 물체가 적 무인기인지 민항기나 아군기인지 식별한다.

RF 스캐너가 레이븐급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거리는 40여㎞, 고도는 약 15㎞다. 새떼나 대형 풍선에선 주파수가 발신되지 않기 때문에 이 스캐너를 활용하면 공중전력의 오인 출격을 사전에 막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드론돔의 EO/IR 센서를 통해선 비행 물체가 어떤 형체를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센서는 레이븐급 무인기를 10㎞ 밖에서부터 탐지, 약 3㎞ 거리에서부터 식별할 수 있다. 중·근적외선 센서가 달려 있어 야간은 물론, 일출몰 시간대와 안개가 꼈을 때도 그 식별이 가능하다.

이스라엘 라파엘사의 드론돔.(라파엘사 제공)

드론돔의 레이븐급 무인기 대상 재밍(jamming·전파교란) 거리는 20㎞ 이상이며, 출력을 유지한 채 전파 발신 각도만 좁히면 거리를 30㎞까지 늘릴 수 있다.

사거리가 500m~1㎞인 재밍건, 1.5~2㎞인 국산 재머보다 훨씬 멀리서부터 적 무인기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라파엘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만일 우리 군이 드론돔을 도입해 전방 지역에 배치·운용한다면 북한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는 순간부터 무력화를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재머는 긴 사거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밍 거리가 길어야 무인기가 움직여도 재밍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드론돔은 위성항법체계(GPS) 신호뿐만 아니라 다양한 통신 신호를 차단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이 작년 도발에 사용한 무인기는 위성항법체계(GPS) 신호를 이용해 사전에 입력된 좌표를 따라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달 17일 경북 성주 소재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인근 상공에 나타났던 소형 드론은 무선 조종된 상용 드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드론돔은 소프트킬인 재머와 함께 하드킬에 해당하는 레이저 대공무기도 운용할 수 있다.

드론돔의 레이저빔 출력은 10킬로와트(㎾)급으로서 소형 무인기를 요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거리는 2㎞ 내외다.

현재 드론돔은 영국·이탈리아·스웨덴 육군과 지중해 및 중동의 일부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도 배치돼 있다.

2017년 6월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 무인기. (뉴스1 DB) 2022.12.26/뉴스1

드론돔은 1명이 원격으로 운용할 수 있으며, 운용자와 정비사에 대한 기본 교육기간은 각각 5일이다.

드론돔은 기본적으로 고정형으로 활용되지만, 경우에 따라선 차량에 실어 이동형으로 운용할 수도 있다.

또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된 드론돔은 위협체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에 차곡차곡 쌓는 방식으로 탐지·식별 능력을 키워갈 수 있다.

드론돔엔 다른 레이더 또는 타격수단과 연동할 수 있는 개방형 설계가 적용돼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우리 군의 국지방공레이더 등과도 함께 사용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라파엘은 드론돔 1세트를 제작·납품하는 데 4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 당국은 북한 무인기 대응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 군은 재머와 레이저 대공무기, 무인기-새떼를 구분할 수 있는 탐지자산 등 각종 수단을 국내 기술로 자체 개발하는 동시에 일부 무인기 탐지·식별 장비는 외국에서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국내 개발 자산들의 경우 체계개발과 양산을 거쳐 전력화까지 최소 수년이 소요된다는 게 단점으로 꼽힌다.

이미 상용화된 외국산 장비는 도입기간은 단축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 군의 기존 대응체계와 통합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군 당국이 북한 무인기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추가 전력소요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현재 우리 군의 대응체계 수준을 감안할 때 날개 총 길이 2m급 이하의 북한 소형 무인기가 재차 우리 영공을 침범할 경우 향후 1~3년 정도까진 이번처럼 포착엔 성공하더라도 그 포획·격추엔 실패하는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