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2년] 더 가까워진 한미…북미관계는 답보 속 北핵 위협 고도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한미동맹 강화 기조…경제안보 강조 속 예상 밖 도전도
북미 관계는 교착상태 지속, 美내엔 좌절감도…北 전례없는 도발도 긴장 고조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22일 오전 경기도 평택 오산공군작전사령부 항공우주작전본부(KAOC·Korean Air And Space Operations Center)를 방문해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2021년 1월20일) 이후 지난 2년간 한미 관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삐걱댔던 한미 동맹이 복원된 시간이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그러나 북핵 문제에 있어선 사실상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전략적 인내'로 회귀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는커녕 북한의 전례없는 도발 위협에 군사적 대비태세 강화로 대응하면서 한반도의 긴장만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때보다 완화된 한미간 긴장…포괄적 동맹 전환

22일(현지시간) 외교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관계는 확실히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시보다 긴장이 완화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 복원'을 강조하면서 한미 동맹도 바이든 대통령 복원 계획의 최우선 순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본 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대통령(문재인 전 대통령)과 대면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국의 외교·안보 투톱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장관은 지난 2021년 3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 중 하나로 한국을 찾았다.

이전 트럼프 행정부에서 1년4개월 동안 접점을 찾지 못했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도 바이든 대통령 취임 40여일 만에 합의에 도달했다.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했던 이전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의 배치에 대해 "확고하고 효과적이며 스마트한 배치"라고 못 박았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에서 한미 동맹은 기존 군사·안보 중심의 동맹에서 경제와 신기술 협력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기후위기와 같은 글로벌 도전과제 공조 등을 포함한 '포괄적 동맹'으로 전환됐다.

지난 2021년 5월 바이든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간 한미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며"라는 문구가 명시됐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포괄적 협력"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윤석열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선 최근 한미동맹이 이룬 성과들을 평가하면서 이를 바위처럼 굳건한 기반 위에 계속 쌓아나가기로 약속했다. 두 정상은 또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2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쯔노이짱바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캄보디아 정상 주최 갈라 만찬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제공) 2022.11.1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尹대통령 취임 이후 더 가까워진 한미…8개월만에 4차례 회담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간 긴장이 확연히 줄어들고, 이전 문 전 대통령보다 좀 더 친미(親美) 노선의 외교정책을 펴는 윤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한미 동맹은 더욱 심화되는 분위기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 취임 11일만에 한국을 직접 찾아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최단 기간내 이뤄진 한미정상회담이다.

한미 정상간 대면 횟수도 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8개월여를 맞은 윤 대통령과 4차례 대면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5월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같은 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9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 및 유엔총회 △11월 동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만났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이 취임 1년(2018년 5월9일 기준)간 트럼프 전 대통령과 4차례 만났던 것과 같은 수치로, 윤 대통령이 올해 5월 이전 워싱턴DC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보다 취임 1년 내에 미국 정상과 더 많은 대면 횟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방한을 비롯해 한미 고위급 인사들간 교류도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북핵 대응에 있어서도 한미간 공조가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의 전례없는 탄도미사일 도발에 맞서 정보 공유 등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9월엔 문재인 정부 시절 중단됐던 고위급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4년8개월만에 재가동했다.

한미 동맹의 심화는 한반도 문제를 넘어서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을 공개하자 곧바로 "미국은 한국의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대응은 물론 인도·태평양에서 대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3국 공조를 강화하는데 주력하자, 윤석열 정부도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나서는 등 발을 맞추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지난 20일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갖고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인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전달하는 정황을 포착한 위성 사진을 전격 공개하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동맹 심화 속 긴장·이견도 여전…전술핵 재배치·韓핵보유 놓고 이상기류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동맹이 심화하고 있지만 긴장과 이견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엔 미국의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와 한국의 자체 핵보유를 놓고 한미간 이상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진다면 "대한민국이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한다든지,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면서 북핵 위협에 대한 단호한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이에 백악관 등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여전히 전념하고 있으며, 그것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강조한 것은 윤 대통령의 발언이 북핵 위협의 고도화에 따른 대응 의지를 피력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지만, 만일의 경우에라도 핵확산은 막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같은 반응에 윤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계기에 이뤄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핵확산방지조약(NTP) 체제에 대한 완전한 존중과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확신을 강조했다. WSJ는 윤 대통령이 자체 핵무장 가능성을 거론했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났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내 일각에선 북핵 위협의 증대에 따라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한국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물론 자체 핵보유에 대한 한국의 현실적 고민을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지난해 5월22일 오전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환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는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제공)2022.5.22/뉴스1

◇美, 경제 안보 강조 속 예상 밖 도전들 직면…IRA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 대두

양국의 이해관계가 달린 경제 문제에 있어 예상하지 못한 도전들에 계속 직면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내 일자리 창출과 대중국 견제 차원에서 대미 투자를 촉진하는 각종 입법을 추진하면서 한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돌발 변수들이 등장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안이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가 불거진 인플레이션감축법(IRA)다.

지난해 8월 제정된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제공하도록 하면서 전기차를 한국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이 완성되는 2025년까진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내에선 바이든 대통령 방한 당시 현대차가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것과 연계하며 '뒤통수를 맞았다'는 비판 여론이 커졌다.

이에 한국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에 강한 우려를 전달하며 미국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인 현대차도 세액공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북미 최종 조립의 정의를 완화하거나 이 규정의 시행을 3년 유예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사안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북미산 최종조립' 규정을 미 의회에서 개정해야 하지만, 공화당과 민주당간 입장차는 물론 민주당내 이견 등이 얽혀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나마 미 재무부는 지난 연말 '북미 최종 조립' 요건과 무관하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상업용 친환경차 대상에 리스 차량을 포함시켜 리스용으로 판매되는 한국산 전기차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면서 한국 정부 및 자동차 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미 재무부는 오는 3월 배터리 및 광물 요건 등을 포함한 세부 규정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어서 발표 내용에 따라 한미 관계가 다시 삐걱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안보 차원에서 첨단기술과 핵심산업에 대한 대중 수출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양국관계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첨단 반도체 및 핵심 장비에 대한 대중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던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배터리와 생명공학 등 다른 산업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제2의 IRA' 사태가 불거질 공산도 적지 않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관련 대중 수출통제 발표 당시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1년간 유예조치를 적용하면서 한국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향후에도 이같은 배려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딸을 전격 공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9일 김 총비서가 전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지휘했다고 보도하며 그가 딸과 함께 발사 현장을 찾은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미관계는 2년간 답보 상태…北도발에 한미 군사대비 강화에 긴장도 고조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한결 나아진 한미관계와 달리 북미관계는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오히려 북한은 지난해 전례없는 미사일 발사와 7차 핵실험 준비를 마무리하면서 도발 위협을 증대시키고, 한미가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재개 등으로 맞대응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만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조정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표방하면서 지난 2년간 북한을 향해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지속적으로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적대정책 및 이중잣대를 문제삼으며 대화 제의에 좀처럼 호응하지 않으면서 북미관계는 지금까지 단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대신 북한은 최근 도발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40차례에 걸쳐 65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새해 들어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북한의 이같은 요지부동에 바이든 행정부 내에선 좌절감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지난 12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 참석해 북한이 대화에 나설 어떠한 징후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대북) 관여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측면에서 시도한 많은 전략들이 무시됐기 때문에 일부 좌절감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내 일각에선 이같은 교착상태가 바이든 행정부의 적극성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안킷 판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광범위한 외교 정책 의제에서 최상위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북한에) 전제조건이 없다고 얘기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회담은 양측이 비핵화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위험 감소나 군비 통제를 논의하기 위해 제약이 없는 방식으로 만나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 위협의 고도화에 따라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고, 한미 양국간은 물론 한미일 3국간 공조를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미는 동맹의 준비태세와 상호운용성 강화를 위한 연합훈련을 재개·확대하고, 미국의 핵우산을 토대로 한 확장억제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 공격 시나리오를 가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내달 미국에서 실시하기로 했으며, 전반기에는 한미연합훈련을 사상 처음으로 11일 연속해서 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3국간 안보 협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11일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는 데 한미일 3국의 협력이 필수라며 한국과 탄도미사일 방어, 대잠수함전, 해양 안보 등 분야 훈련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및 일본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추가 제재를 추진하고 있지만, 북한을 두둔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벽에 가로 막혀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에게 북핵 문제에 대한 협력을 요청하고 있지만, 중국은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대치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미국 내에선 올해 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