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 모멘텀 유지한다지만… 시진핑 방한은 여전히 '깜깜'

한중외교장관 화상회담서 원론적 언급 그쳐… 왕이 연내 방한도 불발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족)이 12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화상회담을 했다.(외교부 제공)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중 양국의 외교수장들이 1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에 따라 새해엔 관련 논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75분간 화상으로 한중외교장관회담을 임했다. 이 자리에선 시 주석의 방한에 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외교부는 이날 배포한 회담 결과 자료에서 한중 양측이 "시 주석 방한 등 정상간 교류 모멘텀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선 외교부 자료에 담긴 해당 표현은 '원론적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 8월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박 장관과 왕 부장 간의 첫 회담 때도 비슷한 얘기가 오갔단 이유에서다.

지난달 15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첫 정상회담 때도 시 주석 방한에 관한 언급이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당시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그동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한국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시 주석은 윤 대통령에게 "상호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해주길 희망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FP=뉴스1

그러나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2차례나 중국을 다녀왔으나 그동안 시 주석 방한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상 간 외교가 일반적으로 '상호주의'에 입각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하면 "시 주석 방한 전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소식통은 "그동안엔 시 주석 스스로 코로나19를 이유로 중국 본토를 떠나길 꺼렸지만 이젠 상황이 바뀌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 주석 본인이 직접 다자회의 참석을 비롯해 각국과의 외교를 재개한 상황에서 코로나19 방역 등을 이유로 방한을 다시 미룬다면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지난주엔 3박4일간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왕 부장의 연내 방한 또한 사실상 불발됐음을 들어 "시 주석의 방한 역시 여전히 '깜깜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박 장관은 앞서 왕 부장과의 8월 회담에서 시 주석 방한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하며 "연내 왕 부장도 한국을 방문하길 희망한다"고 밝히자, 왕 부장은 "짜장면을 먹으러 (한국에) 가겠다"고 답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박 장관과 왕 부장 간의 두 번째 회담은 서울에서 대면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왔으나, 이날 회담은 화상으로 대체됐다.

중국 외교부가 배포한 한중외교장관회담 결과 자료엔 시 주석 방한에 관한 언급 자체가 담기지 않았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