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 적"… 6년 만에 국방백서 '명시'(종합)
尹대통령 '공약' 반영… "'주적' 표현은 쓰지 않을 듯"
- 허고운 기자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敵)이란 표현이 국방부가 매년 발간하는 국방백서에서 6년 만에 부활한다.
전하규 국방부 공보담당관 직무대리는 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포함한 군사적 도발과 위협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초 발간할 '2022 국방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에 대한 분명한 인식이 포함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직무대리는 특히 "2020년(백서)엔 북한 정권과 북한군에 대한 표현이 (들어간 게) 아니고 명확하지도 않았다"며 "이번 국방백서에 (이 부분을) 어떻게 담을지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소식통은 이번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명시하되, 과거 사용했던 '주적'(主敵·주가 되는 적)이란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햇다.
국방백서에 '북한군은 적' 표현이 들어간다면 2016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 된다.
국방부가 지난 1995~2000년 발간한 국방백서엔 '북한은 주적'이란 개념이 담겼다. 1994년 남북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북측 대표가 '서울 불바다' 발언을 한 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그러던 중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회복되면서 2004년 국방백서부턴 북한을 '직접적 군사위협' 등으로 표현했고, 이명박 정부 출범 시기였던 2008년엔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란 표현을 썼다.
이후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전 등이 발생한 뒤 그해 국방백서에선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다시 등장했고, 이는 박근혜 정부 시기였던 2016년까지 유지됐다.
반면 문재인 정부 출범 뒤 발간된 2018·20년 국방백서에선 북한을 적으로 규정한 표현이 다시 사라졌다. 2018년 한 해 동안에만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간의 3차례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당시 달라진 남북 간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었다.
특히 2020년 국방백서엔 북한에 대한 명시적 언급 없이 '주권·국토·국민·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표현이 들어가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우리 국방백서에서 그간 찾아볼 수 없었던 '북한군은 적' 표현을 다시 쓰기로 한 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과도 관련이 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이던 올 1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소셜미디어(SNS)에 "주적은 북한"이란 글을 올렸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5월 초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국방백서 등에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방백서에 '북한군은 적' 표현이 다시 등장할 경우 북한 측이 강하게 반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전 직무대리는 "국방백서를 만들 때 북한의 반응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앞서 2000년까진 국방백서를 매년 발간해왔으나, 2001~3년엔 백서 대신 정책자료집을 냈고 2004년부턴 격년제로 국방백서를 발간하고 있다. 2001~3년 발간한 국방 정책자료집에도 '북한은 주적' 표현이 들어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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