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만나 '한미 밀착' 견제한 시진핑… 향후 한중관계 전망은?

3년 만의 정상회담… '소통·협력 강화' 공감대
北문제·경제안보 등 주요 현안엔 '인식차' 뚜렷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11.1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중정상회담이 3년 만에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한 것이다.

두 정상은 약 25분간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올해 수교 30주년을 맞은 한중관계를 평가하며 향후 양국관계 발전방향과 더불어 북한 관련 문제를 포함한 역내외 주요 현안에 대한 각국의 기본입장 등을 설명했다.

그러나 두 정상은 사실상 '상견례'를 겸한 이번 회담에서 양국 간 교류·협력 및 고위급 소통 강화의 필요성 등에 대해선 공감했으나, 그에 못지않게 '인식차'를 드러낸 부분도 여럿 있었다. 이 때문에 향후 한중관계 전망을 두고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우리 대통령실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 정부는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상호 존중과 호혜에 기반을 둔 성숙한 한중관계를 위해 협력해갈 것"이라며 △경제·인적 교류와 △한반도 역내 평화·안정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등에 관한 양국 간 소통·협력 의사를 확인했다.

이에 시 주석은 우리나라를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고 부르며 "우린 한국과 협력해 중한관계를 유지, 공고히 하고 발전시켜 지역과 세계에 더 많은 안정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경제협력의 정치화·안보화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밝혀 우리 정부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동맹 강화·발전'을 최우선 외교과제로 삼아 미국과의 협력 공간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사실을 경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우리 정부는 그동안 미국 주도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창립멤버로 참여한 데다,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칩4) 관련 논의에도 적극 관여해왔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미 정부 주도의 이 같은 움직임이 궁극적으로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윤 대통령과의 이번 회담에서 "중국은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진정한 다자주의'를 공동으로 실천하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정한 다자주의'는 중국 당국이 자국을 견제하는 성격을 띠는 미국 주도 협력체를 비판할 때 종종 사용하는 표현이다.

한미일 정상회의.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2.1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이번 회담에 앞서 지난 11일엔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전략'과 대동소이한 내용의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자유·평화·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기본 얼개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또 13일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함께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유지" 등을 언급한 포괄적 공동성명(인도·태평양 한미일 3국 파트너십에 대한 프놈펜 성명)을 채택했다. 중국 당국으로선 우리 정부의 이 같은 행보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중 간 패권경쟁이 심화될수록 중국 측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과 연계된 각국을 향해 '당근과 채찍'을 두루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프놈펜 선언 등 한미 간 협력이 구체화되고 실행되는 과정에서 '중국 견제' 특성이 짙어질 경우 중국은 반드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연임'을 확정 짓는 등 내부 단속을 마친 상태다. 따라서 앞으론 대외 행보를 강화하려 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박 교수는 "중국의 체제 특성상 시 주석이 어떤 사안에 대해 강하게 얘기하면 관련 기관 등에선 더 기민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 당국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으나, 시 주석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가길 희망한다"며 사실상 우리 측의 대북 접근법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미국 책임론' '제재 무용론' 등을 주장해왔다.

박 교수는 "시 주석은 이번 한중정상회담에서 '원칙' 차원의 얘기를 많이 했다"며 "이는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