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훈련' 끝나자 더 짙어진 '핵 전쟁 공포'…"2017년보다 위험"

전술핵무기운용부대 훈련 처음으로 공개…"적들과 대화할 내용 없어"
2018년 '평화 무드' 재연 가능성 현재로선 낮아…"핵 사용시 압도적 대응"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하에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9월 하순 한반도에 조성된 정치 군사적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전쟁억제력의 신뢰성과 전투력을 검증 및 향상'시키고 '적들에게 강력한 군사적 대응경고'를 보내기 위하여 "각이한 수준의 실전화된 군사훈련들을 조직진행했다"라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전술핵운용부대·장거리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화력타격훈련을 이달 9일 마쳤다. 지난달 말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이어진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은 당분간 잠잠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훈련을 직접 지도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며 핵무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오히려 '한반도 핵 전쟁 공포'는 더 짙어진 모양새다.

1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나라의 전쟁억제력과 핵반격 능력을 검증 판정하며 적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조선인민군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처음으로 등장한 '전술핵운용부대'라는 명칭의 부대가 중심이 돼 진행된 훈련 기간 북한은 전술핵무기 탑재를 가정한 상황에서 총 7차례에 걸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을 발사했다. 북한은 항공기 150여대를 동원한 '대규모 항공공격종합훈련', 장거리포병구분대와 공군비행대의 합동타격훈련, 장거리포병구분대의 대집중화력타격훈련도 수행했다. 이들 훈련 모두 사실상 남한과의 핵전쟁을 염두에 둔 연습이었다.

북한은 우선 10일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경축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일단 훈련을 종료하고 훈련 결과를 상세히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인 훈련 기간은 끝난 만큼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와 같은 연이은 도발은 당분간 잠잠해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뒷배'를 자처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도발 휴지기'에 접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제20차 당 전국대표대회를 16일 개막하고, 그에 앞서 9일부터 19기 7중전회를 개최했다.

이번 중국 당 대회에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이 확정될 예정인 만큼 북한은 중국의 '축제'가 될 이 기간 정세를 자극하는 행동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에도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자제했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언제든지 고강도 무력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 상태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전술핵무기의 실전 배치 계획 등을 밝힌 적은 있으나 전술핵무기를 운용하는 부대의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후속 행동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온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가 동원된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해 포병과 비행대들의 합동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이 지난 3월 수차례 시험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추가로 시험발사하거나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새로 개량된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 개량과 전술핵탄두 완성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7차 핵실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핵 전쟁 위기론이 불거지는 최근의 한반도 상황이 지난 2017년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은 2017년 한해 동안 17차례에 걸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7월엔 미국의 전진 기지가 있는 괌을 타격할 수 있는 IRBM '화성-12형'을 시험발사했고, 9월엔 6차 핵실험을 했으며, 11월엔 ICBM을 쏘아올리며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선 벌써 23번이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ICBM으로 보이는 탄도미사일은 2~5월 6차례나 발사했으며, 핵실험도 최종 준비를 마치고 김 총비서의 결단만 기다리는 것으로 평가된다. 마이클 멀린 전 미 합참의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에 출연해 2017년보다 지금이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2023년의 남북미 관계는 2018년 당시보다 더욱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17년 당시 미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는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이 많은 인물이었고,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임기 내내 강조했다. 그 결과 2018년엔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고 비핵화 논의가 일부 진전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와 우리나라의 윤석열 정부는 기본적으로는 북한에게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하고 있으나, 북한의 도발을 대화로 치환하기보다는 우선 강경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한국 내에서 "북한이 국면전환용 대화를 시도하더라도 비핵화 진정성은 없을 것이기에 또다시 속아선 안 된다'는 여론의 목소리가 결코 작지 않은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 정부는 외교적 관점에서 북한의 도발과 이에 따른 한미의 군사대응, 이를 빌미로 삼은 북한의 추가 도발이라는 악순환을 끊을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냉전'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의 현재의 동북아 정세에서는 묘안을 찾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주요 시설과 활동을 항상 추적 감시하며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서길 바라지만 만일 핵무기의 실제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고, 북한 정권 생존 시나리오는 없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hg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