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통신두절' 최영함… 3함대는 위성전화번호도 몰랐다

軍 "통신망 두절시 체크리스트 등 정비… 구조적 문제 보완"

해군 구축함 '최영함'. (해군 제공) 2021.11.12/뉴스1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지난달 초 발생한 해군 구축함 '최영함'(4400톤급)의 통신두절 사건은 예비 위성전화로 지상과의 교신이 가능한 상태였음에도 바뀐 전화번호를 근무자들이 알지 못했던 데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국방부에 따르면 제주 해군기지에 머물고 있던 '최영함'은 해군작전사령부 지시로 태풍을 피하기 위해 지난달 3일 출항했다. 그러나 최영함은 같은 달 5일 전남 흑산도 인근 서해상을 이동하던 중 인공위성 통신 음영 지대에 진입하면서 주통신이 끊겼다.

해군 관계자는 "당시 특정방향으로 기동하는 과정에서 함정 자체 구조물에 의해 전파 송수신이 차단돼 통신장애가 발생했다"며 "인지 이후 대체 통신망으로 전환하거나 함정 기동방향을 변경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군 제3함대사령부는 7월5일 오전 0시47분쯤 최영함이 주위성 통신망에서 이탈한 상황을 확인했고, 이후 3함대의 가용통신망, 최영함과 가까이 있던 호위함 '경남함' 등을 이용해 최영함과의 교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3함대와 해작사는 같은 날 오전 1시16분쯤 최영함의 주위성 통신망 두절을 확인했고, 3함대는 오전 2시49분쯤 해작사에 최초 상황보고를 했다. 이후 3함대와 해작사는 최영함과의 통신 재개 시도 및 정확한 상황파악 등 상황조치에 들어갔다.

그러나 당시 최영함은 군 위성전화로 통신이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지상과의 교신을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영함이 지난 5월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 '청해부대' 파병 임무로부터 복귀한 뒤 새롭게 할당받은 위성전화 번호를 상급부대에 제대로 전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군 관계자는 "파병부대엔 (일반 함정보다) 더 많은 위성전화가 지급된다"며 "복귀 후 (지급됐던 위성전화를) 반납하면서 원래 함정이 받아야 할 장비를 갖고 갔는데 번호를 오인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작사와 최영함 간 교신은 새로 바뀐 최영함의 위성전화 번호가 확인된 뒤인 7월5일 오전 4시8분에야 재개됐다. 최영함은 이후 오전 4시30분쯤 항해 방향 변경 뒤 주위성 통신망 복구를 완료했고, 3시간 넘게 지속된 통신두절 상황도 종료됐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왼쪽)과 김승겸 합동참모의장. (공동취재) 2022.8.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런 가운데 이번 최영함 통신두절 사건은 국방부 장관과 합동참모의장 등에 즉각 보고되지 않아 '보고 누락'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해군참모총장은 상황 종료 후 3시간이 지난 7월5일 오전 7시45분에서야 해작사령관으로부터 지휘보고를 받았다. 또 해작사는 당시 통신두절이 일시적인 위성통신 장애 때문인 것으로 판단, 같은 오후 2시50분쯤 실무자를 통해 합참에 '참고 보고'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사건 발생 후 거의 한 달이 이달 1일에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준비과정에서 합참 작전본부장으로부터 이 사건에 대한 최초 보고를 받았다.

해군 관계자는 "사건 당시 해작사와 해군본부는 해군 차원에서 조치 가능한 문제로 판단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위성통신 관련 보고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도 "현재 규정상으론 이런 상황에서 합참에 보고해야 한다는 게 없어 잘못된 게 없지만 앞으론 합참 보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보고체계를 전반적으로 보완하고 앞으론 상황보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군 기강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며 "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여러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군은 위성통신망 두절시 체크리스트 정비와 행동화 숙달훈련 실시, 상황보고 체계 개선 등을 실시하고, 중장기적으론 함정 설계시 위성통신 관련 구조적 문제점 개선·보완 등 대책을 수립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군 당국은 이번 사건 발생 당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해작사 전비태세실을 통해 조사를 벌였고, 이달 10~12일엔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에서 현장 확인을 했다.

hgo@news1.kr